1812년 5월 24일 영국 펠링 탄광(Felling colliery)에서 갱도가 폭발하여 광부 9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사체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팔다리가 훼손되었으며 일부는 충격으로 갱도밖으로 튕겨 나오기까지 했다.
사체를 수습하는데만 6주 넘게 걸렸다.
석탄층에서 방출되는 유증기가 전등에 점화되어 발생한 대폭발이었다.
사망자 92명 가운데 14세 이하의 아동이 20여 명에 달했고 최연소 사망자는 불과 8세였다.
반복되는 탄광참사는 사회적 비극인 동시에 국가적 위기였으나 19세기 영국의 석탄은 산업혁명의 혈액이었기에 광산을 폐쇄시킬 수는 없었다.
英정부는 급히 안전위원회를 구성하여 광산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이듬해 12월 같은 광산에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하여 22명이 사망하자 더욱 다급해진 위원회는 당시 저명한 과학자인 Humphry Davy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Davy는 이산화질소(N2O, 웃음기체)와 전기화학분야의 업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물리학자였다.
그는 직접 100미터가 넘는 갱도로 내려가 조사한 끝에 폭발의 원인이 역시 ‘유증기’ 때문임을 밝혀낸다.
석탄에서 나오는 유증기와 전등의 불꽂을 적절히 분리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던 중 두 눈의 시력까지 상실했지만 결국 해법을 알아냈다.
촘촘한 철망으로 전등의 불꽃을 감싸자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열전도가 뛰어난 철이 유증기의 열을 빼앗기 때문이다.
Davy의 안전등을 도입하자 탄광의 폭발사고는 획기적으로 감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