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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군산,익산 등 전북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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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650, 효자주공3단지 1984년 준공한 전주효자주공3단지 정경. 6개월 전 봤던 기아 봉고9은 어데로 갔나, 오늘은 기아 프라이드가 자리하고 있다
XE50, 금암동의 아침 한여름 이른 아침 팔달로 이면도로 내밀한 곳에 숨겨진 금암동 동남아파트. 20여 가구나 될까말까한 3층 소형아파트에 전주에서는 보기힘든 ㅁ자형 아파트라니. 화단에는 목하 비에 젖은 무화과가 막 익어가고 50여개의 크고 작은 장독은 번들번들 토광을 내뿜는다. 2층 거실에서 콘크리트 중정을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떨지, 바로 앞 팔달로와 한블럭 더 건너 기린로는 오가는 차로 여전히 분주하나 세월을 잊은 동남아파트는 오래된 미래인 듯 고요하다
XE50, 이리 북부시장 한여름 새북에 착은 익산 북부시장. 장날이 아니어서 여느 도심골목처럼 고요하다. 새북 야삿시인데도 ㅁ자형 상가건물 이곳저곳 진열을 개시하는 노인네들의 차분하면서도 익숙한 분주함이 감지된다. 젊은이들은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노년의 루틴일 터. 모닝루틴이 있는 삶이야말로 건강한 삶 아니겠는가. 북부닭집앞 입구에는 깻잎, 꼬추, 가지가 심궈진 대형 다라이가 전봇대마냥 무심하게 놓여있다. 작물들은 저마다의 렌즈-기공을 통해 이 모든 아침의 서사를 말없이 지켜본다.
CB125T, 동완산동 부유 지난 주엔 서완산동을 이번 주엔 동완산동 일대를 톺아봤다 같은 완산동이라도 400년 역사의 기령당 고바우길을 좌우로 동, 서로 나뉜다 물론 모세의 기적만큼은 아니라도 동서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한옥이랄지 적산가옥, 문화주택 등 고즈넉한 세월의 맛은 아무래도 서완산동이 낫고 미장원, 세탁소, 복덕방 등 골목상가의 호젓한 맛은 동완산동이 우세다. 동완산동 끄트머리 완산벙카 아랫마을은 수년만에 구다봤다 그새 몇 가구 노후주택이 헐리고 공영주차장이 들어섰다 탐 나는 문화주택였는데 헐리버리다니. 내생애 변치 않을 골목일 것 같지만 계절 따라 소리 없이 풍화되고 있다. 그걸 아는지 멀리 공원어귀 관음선원은 이 아침 완산동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다.
서완산동 부유 GSX250E 시내에서 다가교를 건너 용머리고개 우측은 서완산동, 동측이 동완산동입갑다했는데 네이버지도를 보니 기령당 올라가는 골목에서 동,서 완산동으로 갈라진다. 아마도 동,서간 인구를 엇비슷하게 짜개기 위함일 터. 오늘은 서완산동으로 끄시고 들어가 본다. 완산동은 完山洞이다. 생각해 보니 한양에서 탐라까지 잇는 삼남대로를 가정한다면 정확히 한가운데 있는 분기점이 완산이니 상징도 보통 상징이 아니다. 완산이 완산인 이유이며 괜히 완산이 아니다. 나침반도 지도도 신작로도 없던 그 옛날 어찌들 알고 이곳을 完山이라고 지었을까, 뜻모를 경외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w650 반촌길 부유 남북 기린대로에서 반촌1길로 살짝 들어선다. 일순 놀랍도록 고요해진다. 새북인 걸 감안해도 대체 이 곳이 대한민국 전주 한가운데가 맞나 싶을 정도다. 60~70년대풍의 2층 양옥집-백서장댁-이 장승마냥 골목초입을 호위하고 있다. 붉은 벽돌에 나무창틀을 보니 그 시절 전형적인 문화주택이다. 마당에는 감나무 한그루가 식재되어 있다. 대지는 대략 90평이다. 스레이트 창고도 세월에 고태미가 흐른다. 오도바이 야삿대는 물론이요, 티코 석대도 거뜬히 댈 수 있을 정도로 길쭉한 창고다. 10여년 전 백서장이 가시고 반 년 전 아내도 가신 터라 현재는 빈집이다. 건물가격은 없고 부지가격만 평당 300만원 초반대니 실거래라면 얼추 3억 정도다. 한 번 저질러 볼까, 일견 솔깃하지만 상상으로 족하다. 월세로라도 타전해 ..
XE50, 웨리단길 XE50에 로보백 중짜를 얹으니 역시 조화롭진 않으나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다 로보백에는 땅콩과 수리미, 보온크피, 캠핑용 안락의자를 챙겨넣었다 일발시동이다 첨엔 시동도 잘 안 걸렸던 놈이 이제 제대로 질이 나 있다 어은터널을 통과, 도토리골 내리막길을 할리우드 베버리힐즈로 녀기며 쫀득쫀득하게 달리고 충경로를 관통헌다 목하 보행자진화형 블록을 설치중이니 날로날로 달라지고 있다 시내의 상징, 객사에서 한 캇 냄긴다 이어 오늘의 목적지, 웨리단길. 새북 다삿시 이곳은 오가는 이도, 차도 없으니 원하는 곳에 세우고 사진찍기에 그만이다 흐린 하늘 향해 우뚝솟은 가로수 가로수마다 잡새들이 깃들어있고 어느 새는 보도에서 깡총대며 과자 부스러기를 쪼아댄다 대체 쟤네는 언제부터 웨리단길에 서식했을까 새가 자고 일어나는..
해 질 녁 해 뜰 녁 스테레오로 노송동을 걷다 바로 옆 부락이 연접한 시골아파트에 살며 퇴근 후 밥 먹고 나서, 새북에 일어나, 매일 아침저녁 두 번씩 걷는 부락길은 그야말로 중년 이후 나의 원동력이다. 온전한 두 발과 두 팔을 저으며 지금 한창인 능소화, 자귀나무꽃, 금계국에 인사하고 왕성하게 논물을 빨아올리는 벼에 눈맞추며 사시사철 창창한 노송아래 두팔 들어 스트레칭하는, 자연과 하나되는 루틴을 통해 그야말로 행복을 읊고 강화하고 있다 삼무실에 출근해서는 점심 후 잠시 노송동 골목을 걷곤 한다. 오늘은 노송동에서 잤으니 해 질 녘, 그리고 이튿날 해 뜰 녘 두 번을 걸었다. 원도심 골목도 논길 못 지 않게 소소한 즐거움에 때로는 경이로움까지 준다. 어느 집은 일정 때 지어졌으니 못 해도 80년은 되었을 텐데 80년 전 어느 날이 여전히 현재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