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X250E와 함께 돈지돈지돈지
1986년 효성스즈끼 GSX250E와 함께 1986년까지 살았던 부안 돈지마을에서 늦가을 오후의 볕을 쬔다. 동돈, 서돈, 남돈, 신돈1구, 2구, 3구, 모두 6개 부락에 점빵만 10여개, 이발소와 전파상이 각 2곳, 중국집, 만화방, 약방까지 엥간한 면소 못지 않게 훈짐 넘치던 곳. 추수와 김장을 끝낸 이 즈음이면 아저씨들은 점빵에서 노름에, 우리들은 볕좋은 부로꾸담벼락에서 쌈치기로 여념이 없었다. 부락초입 서꼬티 갯가에서는 밤이면 밤마다 짱뚱어가 후랏쉬같이 눈을 치켜뜨고 백메다 계주를 하고 추수를 끝낸 부락앞 논두렁에서는 다갈색 미꾸라지가 자이브댄스를 춰댔으며 부락너머 청호지 감나무에서는 어른팔뚝만한 가물치가 이나무 저나무 타잔마냥 첨벙댔다. 왼갖 집안잡일과 말짓이 무궁무진하여 그야말로 내삶에 도투..
캠핑 후 청일부락
로보백에 벤또, 냄비, 쐬주, 상추, 맥주, 크피셑트 등을 때려늫으니 이미 빵빵헐대로 빵빵허다 여기에 삼각대, 캠핑의자, 텐트에 침구류까지 묶어서 CB125T에 실으려니 각이 나오들 않는다 라보로 선회하여 로보백은 루프랙에, 남지기는 조수석바닥에 실었다 부안수산시장에서 회도 한사라 샀다 기둥에 비닐이 펄럭이던 조류지파고라는 누군가 말끔하게 수리를 해 두었고 바닥에는 짚공예로 짠 멍석이 양탄자마냥 깔려있다 오후에 딴 상추잎사구에 통마늘을 곁들여 먹는 회가 오늘보다 맛난 적이 또 있었던가, 평소 반병이면 족한 처음처럼이 순식간에 비워지고 켈리도 2캔이나 비워버린다 세상에나 술배가 고팠던건지, 하늘과 더욱 조응하려 촉매제를 들이키는건지 술이 아주 생명의 빗물이다 어어허다보니 금새 22시, 좋은 곳에 와서 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