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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일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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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농부락 어머니께 새해인사 이웃부락에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 유품으로 남은 오도바이를 우연찮게 넘겨받은 지 거진 10개월차다. 다삿대의 오도바이와 교차로 타는지라 적산은 많지 않았으나 탈 때마다 신품같은 쫀득쫀득함에 감탄에 감탄을 마지 않던 터, 너무나 감사헌 마음에 정농부락 윤순애 어머님께 한끄니 대접해야지 했는데 이제야 뵈었다. 오도바이도 오도바이지만 어머님의 명징한 인생사를 더 듣고 싶었고 농가 살림살이의 정겨움을 만끽하고픈 마음이 더 작용했다.토요일 오전, 먼 식사대접이냐, 집에서 하자며 극구 사양허시는 어머니를 태우고 바로 옆 콩뿌리콩나물국밥집에 갔다. 식사 전 국밥집앞에 미리 대 놓은 효성크루즈에 킥을 차 앵앵 시동음을 보여드렸다. “아니 고물을 갖다가 이렇게 쌔놈으로 맹글어놨냐”며 반가워 허신다.“네 존 물견 주시갖고 ..
태국음식 맛집, 삼례 안녕타이 영하에 근접한 평일 낮 쨍한 햇볕 하나 믿고 효성스즈끼 지슥스 둘반을 끄집어낸다 그 시절 식은 아궁이에 불을 늫듯 정성들여 셀질을 헌다 태앵 태앵 태앵~ 차가운 날에는 크랭킹도 선명해지는 법. 오목천, 마산천 논길을 달려 만경강 구담교를 건넌다 초여름 새북 옥정호 수변길에 축축한 혼합기도 정수지만 한겨울 뚝방길에 야멸찬 혼합기야말로 타악의 화룡점정이다 안녕타이에서 빳따이 한 접시에 버블티로 즘심을 헌다 인천공항에서 6시간을 비행하여 뿌켓에서나 맛볼 수 있는 정통 타이음식을 내 고장 삼례에서 맛 본다 사장님이 오도바이 매니아라 이런저런 오도바이얘기도 구성지다 시상에나 사장님 전기오도바이는 2종소형이 있어야고 시속 1**km/h까지 뽑을 수 있다 전기오도바이는 전자렌지요, 캬브오도바이는 가마솥이다 어너니 밥..
간만의 서울출행, 90평대 스위트아파트 귀경 친구 고니가 입주 8년만에 집들이를 헌다기 간만에 서울출행이다. 새북 4:15분에 일어나 후딱 소지하고 5:00 체어맨을 끄시고 오목천을 따라 번영로로 진입헌다. 새북아침 끄시는 조선벤스의 묵직한 프로펠라 샤프트의 추진력. 흡사 구름위를 나는 요트다. 6:15분발 KTX에 탑승, 용산역에 도착하니 07:40분이다. 서울역까지 30여분 걷는다. 탑상형 고층APT사이사이 옛 건축물을 뚤래뚤래 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한민국 1번 신작로 한강대로는 오가는 이도 교행하는 차가 드문드문하고 프라타너스 낙엽이 갈짓자로 부유 중이다. 서울역에서 하남까지 지하철로 이동, 바이크몽에 들러 카타나400을 귀경헌다. 일금 3500만원. 제네시스가 월 만 대씩 팔리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명마가 수개월째 팔리지 않다니 사람들..
제주제주제주 여기가 대한민국 맞아? 올 때마다 경이롭다. 지형으로 봐도 제주는 上海보다 이국적이다. 그 옛날 갑오개혁 이전까지만 해도 전라도 제주목이었으니 제주는 전라도, 전주관할이었다. 전라관찰사 조병갑이 부안 줄포 수해현장에 순행가는데도 길이 안 좋아 고생고생했다는데 제주도는 어찌 갔을까, 제주도까지 순행한 전라관찰사는 있기나 한 것일까, 얼마나 교통오지에 척박한 곳이길래 추사 김정희를 제주 대정으로 유배보냈을까. 몇 년전 현기영의 이재수의 난에서 읽은 제주도는 말도, 물도 다른 아득히 먼 곳으로 그 옛날 제주해협을 건넌다는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었다. 아니 요즘 세상에도 세월호가 뒤집혀 수백명 어린 생명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는데 그 옛날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대한민국이 좁은 곳이 아니다, 함경도 경흥에서 제주까지..
내가 묻힐 자리를 맹글었다 (납골묘 파며) 세계는 넓고 할 일도 많다던 어느 회장님의 세계경영이 시대의 화두가 된 적이 있다 갈 디도 많고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벌어야겠고 많이 벌기 위해서는 많이 배워야겠고 넘보다 앞서야겠고 또 많이 돌아댕기는만큼 탄소배출도 많이 해야겠고 종체적으로 나의 심신이 역동적여야 가능한 일이다 어렸을 땐 막연하게나마 어떻게 살아야 소위 교과서적인 삶에 접근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로 고민도 많았고 도구로서의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자평헌다 비록 지금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과는 상당히 달랐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잘 못 살아왔다거나 후회하는 바는 없다 매순간순간 내가 한 선택이었으며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이요, 어제 내가 한 고민과 선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나는 이렇게 희망과 불안이라는 연무색의 구도..
생활문화동호회 공연 관람 지인의 초청으로 홈플러스 전주점 야외쉼터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를 관람했다. 공연팀은 초등학생부터 중년을 아우루는 폭넓은 가창가들로 구성되었다. 한 곡 한 곡 서정적인 가사와 잔잔한 선율 위주의 노래로 기교없이 담백하고 정성을 다해 불러줬다. 전자올겐 신써사이즈에서는 그 시절 건빵 속 별사탕마냥 톡톡 청량감을, 전자기타의 탱탱한 금속줄에서는 호텔캘리포니아 인트로 버금가는 강렬함을 맛 보았다. 특히 드럼을 치며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중년가창가가 인상적이었다. 전업가수도 힘든 일인데 생업을 병행하는 생활문화 가수가 라이브로, 그것도 보통이 아닌 정상급 라이브로 음색 또한 정공이 자유전자를 끌어들이듯, 상당히 흡인력이 있었다.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되었고 20여명의 관객 대부분은 가족 혹은 지인들로 보였다. ..
상월휴게소 단상 제부도 카페안다미를 경유하여 국도로 내려오는 길, 한끄니차 상월휴게소에 들른다. 식당에서 카페로 연결되는 유리문이 폐쇄되었다. “식당주인이 바뀌면서 폐쇄했어요.” 나름 저간의 사정이 있겠지만 먼가 좀 갑갑해 보인다. 편의점을 겸한 카페도 내부가 바뀌었는데 매대를 확장하고 대신 안락의자와 테이블세트는 없애버렸다. 크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건물밖 테라스인데 좀 옹색하고 편안허게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앉아서 창밖 볕을 좀 쬘까해서 들렀건만 내심 아쉽다. 휴게소에서 12년째 기거 중인 냥이는 오늘 보니 털이 상당히 푸석푸석허니 집냥이라고 볼 수 없는 몰골이었다. “늙어서 그래요. 휴게소 지을 때부터 함께 했으니...” 그러고 보니 눈꼽에 콧물에 침까지 범벅이고 활기가 떨어졌다. ‘그렇지 너를 ..
치질수술 이 놈의 치질이 얼추 15년은 된 것 같다 눌 때 한번썩 피가 섞여 나오길래 첨엔 치질인줄도 모르고 먼 중병은 아닌지 속앓이도 했다 종이로 닦을 때마다 어찌나 씨애리던지 아프지도 않고 마무리도 깔끔했으니 언제부턴가 걍 손꼬락으로 히서 물로 씻어냈지 집에서야 상관없지만 밧긔서 쌀 때는 항시 생수병이 필수가 되아버렸다 그러나 차츰 증상이 심해지더니 한 10여년 전부터는 일상 생활 중에도 부지불식간에 탈항이 되는게 아닌가, 심지어 출혈로 바지 뒷꽁무니가 삘겋게 적셔지기까지... 몇 년전부터는 상시 탈항이 되는 지경에까지 왔고 그 때마다 바지에 먼지 털 듯 손꼬락으로 툭툭 밀어늫고, 아다리가 안 맞을 때는 아예 넘 없는 구석으로 가서 깊숙이 밀어늫면서 살아왔다. 사실상 수술은 진작 했으얀디 꺽정스럽기도 하고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