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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부안군(계화면) 이모저모

대수부락 부유

 

 

 

 

 

 

 

 

 

 

 

 

 

 

이 즈음 나는 같은 반 또 다른 여학생 Y에 심히 빠져 있었다. 어느봄 소풍날 아침 직접 만들었다며 벤또를 건네주던 Y, 김밥에는 밤이 들어있었다. 벤또를 잘 먹고 있는지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걔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그애의 살굿빛얼굴에서 미륵불보다 환한 사랑의 광배를 보았다. 이후 그 애는 내안에 더욱 깊이 자리하여 무시로 미소짓고 손짓하고 속삭였다. 51남 딸부잣집 막내딸였던 Y. 물론 세상에서 제일 예뻣다. 실제로도 예뻤다. 복숭아빛 얼굴에 풍성한 머릿결, 장난기섞인 눈매에 살짝 코맹맹이 목소리. 다수 남학생의 워너비였다. 그러나 적극 감정을 드러내기엔 너무 어렸고 숫기도 없어 그저 주저주저하고 스치듯 말듯 시간은 흐르고 걔는 전주로 진학하는 바람에 불꽃같던 연정은 자연스레 스러지고 말았다. 90년대 중반 줄포차부간의 어느 분식집에서 김밥을 먹는데 밤이 들어있었다. 아하 부안만의 손맛일 수 있겠구나. 그 후 밤이 들어간 김밥은 먹어보질 못 했다.

당시 Y의 집이 대수리였다. 정확한 Y의 집은 물론이요, 대수리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대수리 표지판만 보면 Y가 연상되던 차에 오늘은 잠시 차를 멈추고 대수리 골목을 톺는다. 골목초입 L문패를 보는순간 Y의 집이란걸 직감했다. 대문너머 빨래가 걸려있다. 아직 거주허고 있구나. 들리는말로는 미국에 정착했다는데 아버지 이름 그대로 문패가 걸려 있으니 드문드문 다녀가겠지. 그 애도 내가 생각나곤 할까. 절반 이상이 빈집인 대수리 골목만큼이나 추억속의 그 애 생각에 걸음걸음 애틋허다.

 

I wish I could see you again. You were the best surprise of my life. The serendipity, I thought only existed in books. I asked the stars. why are the souls meet with they are not meant to stay. But all I could hear is the echo of what we were. I remember the first time I saw you how I instantly felt at home. I stared building castles in the air. But you never walked through the doors. I miss you everyday. I read old messages. Play the music that reminds of you. And now that we don’t speak, I fear. How the universe brought us together, will fade! Even though we can’t be together, I just want to say, you are my favorite “in another multiverse”. you are my favorite “what if”. you are my favorite “we almost”. and my favorite “unfinished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