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딸기는 밭두렁에서 풀과 섞여 자생하던 다년생 풀이었다 열매는 새끼손톱만 하고 맛은 달기는커녕 쌉싸래했다 그야말로 야생딸기였고 말이 좋아 열매지 열매라기보다는 차라리 풀이었다 산머루나 때알과 같아 그냥저냥 눈에 보이면 따 먹던 심심풀이 군임석거리였으니 도저히 낱돈 들여 사 먹을 작물은 아니었다 요즘 딸기는 종자개량인지 유전자조작인지 아무튼 불명의 품종개량을 거쳐 씨알은 애기주먹만해지고 맛은 달고달아 깨깟헌 스치로폼박스에 담겨 7천원 혹은 1만원에 사 먹을 수 있는 국민 먹거리로 등극했다
어린 나는 겨울바람 왕성한 산등성에 올라 꼬질꼬질 때 묻은 손으로 야생딸기를 털어 넣으며 산아래 신작로에 뿌옇게 흙먼지로 터덜대던 오도바이와 자동차를 귀경하곤 했다 당시 안전여객 직행버스는 붉은색이었고 전면 유리에 붙인 아크릴 행선지도 붉은색이었다 김제에서 출발하여 광활, 만경으로 향하는 버스였다 대체 광활은 땅 넓은 지명인지 만경을 수식하는 광활만경인지 궁금했다 아직 총천연색 이코노컬러TV가 보급되기 전이라 흙빛 일상에 붉은색은 더욱 선연했다 45년이 지난 오늘 광활을 달린다 수확을 마친 감자밭은 잿빛천지에 면소아래 본정통은 삼색냥이의 해방구다 광활약방은 2007년 문을 닫았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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