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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125T(1978)

CB125T 초도주행

 

주중에 남바판 달고 대우빌딩 지하 2층에 며칠간 모셔 두었던 혼다 CB125T. 앗따 요 놈 토욜인 오늘 드뎌 끄집어내는구나. 열쇠구녁도 기스 하나없이 광이 나고 구녁도 쫀득쫀득허다. 딸칵, 우우웅~ 킥 일발에 후까시 없이 안정적이다. 찬찬히 지하주차장 나선형 출구에서 빠져나온다. 뜨르륵~ 빨래판 바닥인데도 쇼바에 흔들림이 없고 앞뒤바퀴 굴림성도 딴딴허다. 47살 맞어? 일단 대우빌딩 스타벅스 앞에 댄다. 사약 한 잔과 모카빵을 시키고 키높은 나무의자에 앉아 창밖 오도바이를 관조헌다. 프라스틱 질감도, 반짝이는 알루미늄제 캐스팅휠도, 나나한을 방불케 하는 웅장한 마후라도 총체적으로 고아허다.

 

자리를 욂겨 선미촌 뒷골목 한국소금집 앞에서 다시 슨다. 요모조모 기념캇을 박고 하이바에 액션4도 세팅했다. 자아 헬멧끈을 바투 조여매고 드뎌 제대로 땡겨보는구나. 1, 2, 3, 4, 5... 어라 이게 기계여, 조이스틱여? 매 단마다 이물감없이 깔끔허게 직결된다. 신차보다도 더 신차답다. 아니 조이스틱보다도 부드럽다. 어디 부드럽기만 한가, 각 단에서 힘 받는 것이 둘 반이 웬 말인가, 2% 과장해서 육 반 못지 않게 파워가 넘쳐난다. 대체 이 놈이 125cc 맞어? 게다가 공명으로 울리는 마후라는 야가 2기통임을 알려주기에 부족하지 않을 싸운드다. 금세 전주ic를 지나 번영로 초입에 접어든다. 47살 노구는 지치지 않고 쫀득쫀득하게 가속되더니 저배기량 오도바이에서 마의 구역인 시속 *00km까지 감미롭게 올라간다. *00k가 머여? 끝까지 감으면 *20km도 넘기것다. 세상에 125cc에서 이런 빳따를 맛 보다디, 이 정도면 중장거리 퉈도 까딱없을 터. 오늘도 새칠로 손맛의 정수를 맛 본다. 게다가 360만원이 아니라 3600만원이라 해도 아깝지 않을 사타구니 잔진동은 숫제 무반주 첼로급이다. 이 또한 47년간 지연된 행복이구나.

 

2월 중하순의 용지-금구간 황톳길은 목하 봄을 예비하는 붉은 로타리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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