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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DAEWOO LABO(휘발유)

2025년 해맞이

작년에는 전주 은송리언덕에서 해맞이했고 올해는 계화지 조류지다. 작년에 비해 아침기온은 더욱 차고 하늘은 투명하니 해맞이에 최적인 일기다. 다삿시에 일어나 찬물로 찌크린다. 난로며 체어며 그릇 등 장비를 싣고 새아침의 크라식을 들으며 조류지에 도착허니 7. 새해를 맞아 깨깟히 소지한 듯 정자가 정갈허다. 파세코난로에 불부터 땡긴다. 정자 사위에 비닐멀칭을 쳐둔 덕에 순식간에 훈훈해진다. 삼양라면으로 한끄니, 사약 한곱뿌에 땅콩, 이어 모과차를 홀짝인다. 차가운 공기덕에 KBS크라식FM에 바이올린 선율이 유난히 투명하다. 새떼의 V자형 군무가 선율과 댓구를 맞춘다. 정각 08시 방싯 해가 떠오른다. 매해 해맞이 중 가장 선연하다. 방품송림을 뚫은 아침햇살은 논두렁의 서리를 빠르게 해동시키며 은빛 물안개를 일으킨다. 스위스크로스 간이의자에 몸을 뉘이고 모과차의 열기가 가득한 스노우피크 스뎅곱뿌를 문대며 청신한 바람의 소리를 온몸에 삼투압시킨다.

간만에 가져온 나의 오랜 외장하드, 녹색평론에서 해월의 말씀을 다운로드한다.

천지만물이 하늘님을 모시지 않은 것이 없다.”

제비의 알을 깨뜨리지 않은 뒤라야 봉황이 깃들고 초목의 싹을 꺾지 아니한 뒤라야 산림이 무성하리라.”

자연은 생명의 끊임없는 유동과 숨겨진 높은 의식적 차원들과 빛나는 신성으로 가득찬 살아있는 세계였다.”

아침의 새소리는 시천주의 소리로 느꼈고 어린아이가 나막신을 신고 땅을 쿵쿵 밟는 소리에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구름이 있음으로써 달이 더 빛날 수 있고 달이 있음으로써 구름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