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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puccino(2012~2018)

간만에 뚜껑 열고 한바리, 스즈키 카푸치노

새북아침에 한바리 했음에도 해질녘이 되니 기가 난다

폭염의 잔상은 여전헌지라 다시 갑옷 챙겨입을 엄두가 나지 않기에 작것, 오토바이 대신 카푸를 꺼낸다

대로를 벗어나 한적한 모산부락앞픠서 락앤락 껍닥을 띠내 조수석에 차곡차곡 꾸겨늫고 황톳길을 따라 부용역까지 느리게 느리게 달린다

전면 와꾸와 유리사이의 접합 부위에 오른손을 얹으니 노면요철이 손꾸락에도 전사되는가, 그르렁거리는, 고양이의 목덜미인 듯 미세하면서도 연속적인 진동에 감질이 난다

고무다라이에 바퀴를 단 듯한 티코의 시다바리는 노면의 진동을 뭉뚱거려서 통으로 전달해 준다면 더블위시본을 통해 올라오는 카푸의 진동은 매우 촘촘헌 것이 온몸 구석구석을 수십수백개의 나무망치로 안마받는 느낌이다

시몬스침대의 광고문구마냥 그렇게 촘촘한 진동임에도 나무망치들은 추호의 간섭없이 각자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뚜껑을 열고 달리니 노면이 더욱 세밀하게 느껴진다

지붕이 흡수할 진동이 운전자에게 더욱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 맛에 무개차를 타는걸까?

갓 뽑은 아마제 스카프마냥 온몸을 휘감는 여름바람에 뜻 모를 심연에 빠져든다



태인읍 披香亭 앞픠서



칠보면 근대화상가






칠보에서 산내로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잡차들 먼저 보내며



자연동부락에서 두월부락으로 넘어가던 중 먼놈의 굉이가 비키지도 않고 멀뚱거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