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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일상들

청파동 조우

목하 염천을 앞둔 6월 말. 간만에 서울에 간다

이리역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 10

세상 참 좋아졌그만 이 정도면 전주도 수도권이지

대우빌딩쪽이 아닌 서부교차로쪽으로 빠져나와 잠시 구름다리에서 청파동 일대를 조망헌다

이곳이 서울인가 싶을정도로 언덕마을이 고즈넉허다

마침 비가 오락가락헌지라 땡볕도 없고 바람이 적당허다

1975년각 각하의 대형 돌비석을 뒤로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왠 여성이 나를 보면 손짓헌다

성범쌤~“

머여? 이름을 부르는걸 보니 도를 아십니까는 아니고,

주먹만한 얼골에 대형 마스크로 차폐를 한 채 다가오니 1~2초간 버퍼링이 발생헌다

저에요,

엇따 니앙 뉘셔? *쌤 아니셔? 멫년만여, 5년만인가~ 근디 어띃게 여기서 미*쌤을~ 어디 가셔?”

저는 용산에 가려고 지하철역쪽으로 가던 중이었죠.”

그녀는 5년 전 세종에 거주헐 때 세종홈프라스 문화센터에서 같이 드럼배우러 다님서 밥도 먹고 크피도 마시던 同僚.

 

2017. 12월 어느 날인가는 온몸 여기저기에 반창고를 붙였길래 먼 일이냐 물으니 아파트에서 전기차(현대 아이오닉) 급속 충전중에 추워서 한 30여분 차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온몸이 저럿저릿하더라구요. 담날 일어나보니 온몸에 발진이 생겼어요. 저 어떡해요, 괜히 전기차 뽑았나봐요. ”

클났네. 어떡하긴 휘발유차로 바꾸야지~”

 

아니 대한민국 인구가 5000만명인디 그 중에 미*쌤을 한날한시한곳에서 마주치다니 이럴 수가 있는건가요?”

그러게요 저도 신기하네요

그려요 난중에 전주 오게되먼 꼭 연락주셔요 빈방 많은게 재워드릴게~”

어머머 여전허셔~”

아니 견우직녀가 오작교도 아니고 횡단보도에서 이게 웬 도킹여?

시간이 아숩다.

쫓기는 일정에 5년만에 조우는 5분만에 끝낸다.

횡단보도 맞은편 골목안으로 스펀지박스에 심군 고추가 유난히 커보인다.

담벼락에 능수아꽃과 신묘한 대비다.

 

이곳이 서울인가 싶을정도로 언덕마을이 고즈넉허다

마침 비가 오락가락헌지라 땡볕도 없고 바람이 적당허다

 

 

 

 

"젊은냥반 오도바이 가져가셔도 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