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ldcar(거리에서 본)

이탈리안 국민(경)차 fiat 500의 역사를 되새김질해 보다.

 

독일의 비틀, 영국의 미니, 프랑스의 C2V와 함께 세계 소형차 시장에 한 획을 그은 이탈리아의 FIAT500.

60~70년대 이탈리아에서 면허를 딴다는 건 곧 오백이의 오너가 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누린 오백이!

 쬐그만한 오백이는 오늘날 이탈리안 디자인 및 기술을 상징하는, 가장 친숙한 엠블럼이다.


이런 오백이의 인기 비결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급 최대, 동급 최초, 별 다섯 개 등이 결코 아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랑 받게 됐다.

단지 오백이만의 캐릭터와 퍼서낼러디가 있었기에...


단, 캐릭터는 처음부터 빛을 발한 건 아니다.

1957년 어느날 오백이가 탄생하고, 첨에는 그저 그런 차로 인식되다가

당시 트랜디한 회오리바람의 정점에 우연히, 그리고 서서히 위치하게 된 후 상승바람을 타게 된다.

진도 8.9의 대지진도 어느 시각, 어느 곳의 사소한 단층에서 비롯되듯...


1975년 오백이 단종 이후 훨씬 안락하고 힘도 좋아진 피아트126이 나왔지만

오백이만큼 인기는 끌진 못 했다.

왜?

 캐릭터와 퍼서낼러티가 딸려서...

 

 

<fiat 500기념책자>

2006. 6월 어느날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알프스의 산골 휴게소서 구입했다.

 

 

 

<오백이(500)가 나오기 전 40~50년대의 fiat topolino>

1953년 작품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팩이 오드리 햅번을 미행할 때 타던 차로

 예초기 소리와 흡사한 엔진음이 지금까기도 귓전에서 앵앵댄다.

(높낮이 없이 일관되게 앵~~~~이다) 

 

 


 

<1957년식 초기 오백이>

1957년 첫 출시 당시엔 히터도 없고, 윈도우도 앞좌석 삼각창만 여닫을 수 있을 뿐 고정식이다.

게다가 문짝도 나무궤짝 여닫을 때 쓰이는, 삐그덕거리는 경첩방식이다.

이렇게 심하게 생략된 편의장치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호되게 외면 받았다

 엔진을 뒷꽁무니에 배치한 이유도 이상적인 무게배분도 동력성능 개선도 아니다.

단지 엔진과 기어를 한데 묶어 공간효율을 극대화하고자 함이다. 


 

 

 

<초기모델 제원: 479cc, 470kg, 13마력@4000rpm, 85Kkm/h>

 

 

 

 

 

<1958 fiat Abarth>

이듬해인 1958년엔 그 유명한 Carlo Abarth가 화이트 오백이의 옆구리 및 휠 둘레에 붉은 줄무늬를 두르고 출력과 최고속도를 각각 21.5마력 105k로 끌어올린 레이싱버전을 내 놓아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단, Abarth는 꼭 화이트 오백이에만 작업했다.)


<1959년식>

L(럭셔리)버전으로 1960년까지 2년간 18만대나 맹글어졌으며,  오히려 가격도 초기모델에 비해 12~15%정도 크게 다운되어 출시된다.


 

 

 

 

 

 

<오백이 WAGON>

1960년엔 오백이 웨건버전을 내 놓는데, 그렇잖아도 콤팩트한 엔진 및 기어박스 묶음을 오른쪽으로 90도 돌린 후 트렁크카페트 하단에 배치하여 공간효율을 혁신적으로 극대화한다.

(덕분에 flatfish (넙치)란 애칭으로 불림)

 

이 때 그 유명한 ‘중소자영업자 및 비즈니스맨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된다는 문구가 탄생하는데,

이때 이후 지금까지도 문구는 웨건이나 밴 종류의 카탈로그에는 반드시 등장하게 된다.

웨건이는 63~64년도 양년간 20만대, 이후 연산 35만대 정도가 맹글어졌고 1980년도까지 생산한다.

인기의 비결을 tough, reliable, practical, efficient, economical, snob appealed라고 적고 있다.

 

 

 

<1960년식 500D>

 

 

 

 

 

 

 

 

 

<중후기 오백이>

초기모델부터 개량모델인 500F(프랜드)와, 500L(럭셔리)등은 1957년부터 1975년까지 17년간 340만대가 팔리고 이중 60만대는 아직도 현역이다.

(단, 이 책이 2005년도에 출판되었고 2006년도에 이탈리아 전역을 훑고 다녔지만,

실제 본 오백이는 겨우 한두 대라 통계수치와 체감수치는 괴리가 크다.)

 

 

 

<튜닝버전들>

이탈리아는 물론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 등에서 다양한 버전의 튜닝차량이  맹글어져 오백이의 구색을 더욱 윤택하게 해 주고, 일부는 호사가들의 ‘must have’ 아이템이다.

<German coup 500-왼쪽, Austria boxer engine-오른쪽>

 

 

 

 

<Zagato  Aluminium body work>

 

 

 

<Carrozzeria Vintige model>

 

 

<1966년 이탈리안 우먼 참피언?>

 

 

<각종 클럽로고, 그리고 떼빙>

 2004년 당시로 전국에서 540개 팀 참여.

 

 

 

 

<오백이 디자이너 Dante Giacosa>

 

 

 

<이탈리안 엠블럼으로서의 오백이의 위상>

 

 

<티코와의 체적 비교, 스케일 1/100>

요즘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투박한 오백이에 비해 티코는 럭셔리카라 할 수 있다.



내남없이 큰 것, 성장만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에 충실히 따르다 보니 자동차사는 출시되는 차량마다 동급 최대, 동급 최초, 별 다섯 개를 내세우고 있으나...

세상에 꽁짜가 어디 있는가?

장바구니 물가가 언제나 그러하듯 차량가격도 가파르게, 우상방향으로 오르기만 한다.

우리들은 모두 마마, 호환, 구제역보다 더 무서운 마음의 흑사병을 앓고 있는 건 아닌지...


수십 년간 대장에 누적된 독성물질을 빼낸다면 온몸이 한결 개운해지듯,

의심 없이 익숙해진 정크옵션을 과감히 배제한다면 차도 차량가격도 훨씬 경쾌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