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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car(거리에서 본)

티코친구 경스포츠카 MAZDA AUTOZAM AZ-1 시승 (91년생 동갑내기)

20년 전 일본의 부동산 및 금융시장 버블의 정점에서 탄생한 경 스포츠카 AZ-1.

이 시기 일본에서 맹글어진 3대 경차(K-car, 케이-지도샤)가 있었으니

AZ-1, Beat(혼다), Cappuccino(스즈키)는 경스포츠카의 ABC로 불렸다.

 

 

AZ-1은 80년대 후반 스즈키에서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나 Cappuccino와 중복되어 마쯔다로 넘긴다.

설계부터 시작해 모든 작업은 경스포츠카 분야에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영국에서 진행된다.

호기롭게 탄생한 펀드라이빙 카였으나 92년 출시 당시 일본의 버블은 맹렬히 꺼지고 있었다.

그나마 비트나 카푸치노는 각각 3만여대가 팔리나,

AZ-1은 불편한 운전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총 5천여대 밖에 판매하지 못 한다.

 

<주요 제원>

AZ-1

티코

엔진

F6A DOHC 12V TURBO

F8B

길이

3,295mm

3,340mm

넓이

1,395mm

1,395mm

높이

1,150mm

1,395mm

공차중량

720kg

640kg

 

벌집구조의 알루미늄뼈대에 강화플라스틱을 얹어 공차중량은 720kg에 불과하여 요모조모 어디에서 훑어보든 경쾌한 단단함이 배어있다.

한껏 자세를 낮춰 운적석에 앉는 순간 단단함은 배가된다.

거대하고 단단한 호박(琥珀)을 파내 딱딱한 시트만 덜렁 놔 둔 듯 차체나 시트에 스프링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트와 레그룸이 좁아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으며 덩달아 마음가짐도 야물어진다.

변속레버는 탱탱한 탄력이 있고, RPM은 힘들게 쥐어짜지 않아도 5~6천까지 쉽게 튕겨져 1단에서 5단이건 5단에서 1단이건 오토바이처럼 조작헐 수 있다.

 

 

이차를 돋보이게 하는 또 하나는 시저 도어도, 슈어사이드도어도 아닌, 걸윙 도어다.

여닫는 느낌도 단단하다.

문짝을 내리고 이그니션 코일에 스파크를 일으키는 순간 전투기에 앉은 듯 ‘쌕쌕’거리며 출격할 것 같다.

하늘 높이 연 채 140k까지 달려도 바람 소리만 커질 뿐 흔들리지 않으며 대형차량과 교행해도 춤추지 않는다.

 

 

Simplicity is the beauty!

AZ-1은 생김새만큼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다.

길거리에서도 위압적이지 않고 앙증맞기만 하다.

구조가 간단한 소형엔진이기 때문에 솜씨만 있다면 자가진단 및 수리가 가능한 점이 큰 장점이나

만의 하나...

온몸을 뒤덮고 있는 강화플라스틱에 문제가 생기면 골치가 지끈거릴 것이다.

 

 

1000년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징기스칸은 어느 점령지에서든 부하들에게 일관되게 강조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가벼워야 한다’

타클라마칸에 묻힌 칸을 깨워 애마를 간택하게 한다면 AZ-1을 고를 것이다.

 

 

 

티코와 너비는 같으나 높이는 무려 25cm나 낮아 지붕이 운전자의 가슴 아래, 배꼽 윗부분에 걸치게 된다.

 

 

 

측면 아가미는 페라리 테스타로사의 디자인을 차용했다.

앞뒤 짧은 오버행은 아스팔트를 엿가락처럼 쥔 채 놔 줄 것 같지 않을 기세다.

 

 

 

 

제대로 된 로드스터란? V8? 제로백?

일단 스커트 입은 女人이 차에 오를 때 온갖 아크로베틱헌 다리꼬임을 보여 줘야 하고,

운전자는 말보로를 아스팔트에 비벼 끌 수 있어야 하겠다.

물론 AZ-1은 이 두 조건을 구비허고 있다.

 

 

 

 

걸윙을 연채 140K까지 달렸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닫은 채 주행헐 때와 차이가 없다. 바람소리 외에는...

 

 

 

농가 창고에서 John Deer랑 어울리다 보니 AZ-1도 얼추 농기계 느낌이 풍긴다

(*JOHN DEER : 후드에 사슴 그려져 있는 대형 트랙터)

 

 

 

 

RECARO 시트 및 뒷면의 Clarion 스피커

시트 느낌은 ‘양산차’와 비교해서 상당히 딱딱하다.

 

 

 

 

옆 티코와 비교해 봐도 심히 저중심설계다.

 

 

 

 

20년간 세월에 발효되다 보니 실내가 제대로 곰삭아 있다.

농기계에 실내 크리닝이 웬 말?

지금 이대로가 딱이다.

 

 

 

 

멀리서 대충 보면 보강바 비스무리해 보이나 RECARO제 비상용 경광등이다.

 

 

 

 

기아 넣는 느낌은 20년이 지났는데도 벌렁거리지 않고

새차의 그것처럼 아조 탄력 있으며 절도 있게 맞물린다.

공조 스위치는 구형 프라이드와 같다.

 

 

 

리어뷰 미러는 앞유리에 흡착돼 있어야 한다.

 

 

 

 

촘촘헌 드라이빙에 도움이 되도록 페달간격도 역시 촘촘허다.

카페트는 exciting micro coup AZ-1 전용으로 처마 및 제비집 마냥 팔할이 흙이다.

 

 

 

 

 

어린아이들은 매달릴 수도 있을 정도로 상당히 짱짱한 걸윙도어

 

 

 

걸윙의 생명은 쇼바다.

신품으로 교체하는 데 50만원씩 200만원이 들었다.

 

 

 

 

여기저기 국산부품들과도 호환된다.

미션은 마티즈와도 찰떡궁합이다.

 

 

 

연기통마냥 배기음도 ‘탱탱’하다.

 

 

 

 

사비스맨을 위한 보닛 스티커

 

 

 

부품의 결합상태를 보니 역시 잘 맹글어진 차다.

좌우지간 어느 것 하나 허술해 보이지 않고, 정밀허게 박혀 있다.

 

 

 

좌적묘든 우백묘든 여하튼 삶을 덜 지루해지게 맹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