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올드카매니아 CRDS는 인스타에 주로 전주시내 골목골목 숨겨진 올드카를 올리고 있다. 두어달전 CRDS와 메신저를 주고 받았는데 세상에나 아직 고등학생이다. 걷거나 자전거로 하루 10K~20K씩 골목탐험을 하며 송로버섯 채취하듯 파다닥 올드카를 건져낸다 한다. 며칠전 LABO포스팅에 실물을 한 번 보고싶다고 댓글을 달기, 즘심에 잠시 만났다. 뭐랄까, 좀 아구똥허게 생기지 않았을까 했는데 360도 반듯한 모범생 스타일에 아기아기한 학생이다. 이름은 세현이고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아버지는 나와 동갑인 71년생. 오 놀라워라. 오도바이, 올드카로 만난 인연이 이젠 아들뻘까지 확장되고 있구나.
뜻밖의 미술관 옆 골목에 세워진 라보를 찬찬히 둘러보고 한바퀴 태워주니 아조 신기해한다. 승용차의 코일스프링보다 트럭에 판스프링이 훨씬 재밌다며 지금까지 본 올드카 중에 손꼬락에 꼽을 정도라니, 아니 애기가 보는 눈이 어쩌면 나하고 똑같은지 아들삼고 싶을 정도로 기특했다.
대우빌딩 맞은편 취향에서 나는 돼지국밥 짬뽕으로 세현이는 짜장면으로 한끄니 했다. “나도 니나이때 올드카에 관심이 많았는디 특히 방화를 봄서 방화내용보다는 길거리 차에 더 집중을 했지, 도로에 포니가 나오면 요즘 영화, 안 나오면 좀 된 영화로 구분했어.”
“네 저도 그래요. 저희는 서로 유사점이 많은 거 같아요.” “글혀 넉아빠헌티 인사전해주고 공부 열심히 혀. 매 과목이 다 소중하지만 특히 수학을 잘 히야여.” “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점심시간은 13시까지지만 어어허다보니 13:20분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집을 나와 나는 삼무실로, 세현이는 보습학원으로 바삐 향한다. 설을 앞둔 1월 하순의 해는 마지막 겨울이라는 듯 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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