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용역에서 깜박잊고 시동키를 온으로 히놓는바람에 밧데리를 방전시켰기 충전차 오늘 한 번 더 끄셔준다
오도바이로 얼마만에 찾는 닭실부락인가, 몇 년새 청호공소 마당은 아예 잡초로 무성하고 마을 공동우물은 한층 탁해 보인다 그간 사람이 사는지 안 사는지 애매했던 닭실제변 스레이트 왼딴집으로 오늘은 웬 산타모 한 대가 들어가더니 나오지 않는다 아조 버려진 집은 아닌걸로 보인다 프라스틱그럭, 분유깡통, 구제우와기, 농기구, 폐액자 등 왼갖 잡동사니로 가득한 외딴집 마당에 앉아 잔잔한 닭실제 저수지에 눈을 맞추고 보온병 크피 한잔 찌크릴라고 했드만 앞으로는 인기척이 있는지 주의해야겠다.
이어 돈지도 간만에 찾는다 40년 전이구나 아버지가 노란외벽에 분홍지붕을 한 1구 쌍용주택에 거주하는 동네할아버지댁에 울력을 나가면 간혹 나도 1+1으로 따라나서 아침밥을 먹곤 했다 항시 ‘니알새북 니알새북’을 달고 사시던 노부부의 흔적은 찾을 길 없고 지금은 집의 형체만 남아 이제나저제나 철거만 기다리고 있다 벽지대용으도 붙은 신문을 보니 1999년이다 여기저기 유아용 그림책 천지니 한 때는 애기도 살았는갑다 마침 동네 어르신 한 분이 빼꼼히 구다보신다 “이집도 주인이 몇 번이나 배뀟는지 몰라, 근디 어서 오싯어?” 80년대 초중반 쩌어그 산밑틔 외뜬집에 살았다고 인사를 건네니 “어어 글려 그 집, 자네가 그 집 애기였구나. 자네 공부 잘 힛잖어 그서 지금 어디서 머뎌?” “네 전주서 굶지않고 잘 살고 있그만요.” 세상에 40년 전 산밑틔 애기를 기억허고 계시다니 그저 영광이고 고마울 따름이다 맡은편 모정 그늘에서 코숏계열의 냥이 한 마리가 냐옹냐옹 먼가 인사를 건넨다 쟈도 40년전 무명씨 굉이의 핏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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