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고니가 입주 8년만에 집들이를 헌다기 간만에 서울출행이다. 새북 4:15분에 일어나 후딱 소지하고 5:00 체어맨을 끄시고 오목천을 따라 번영로로 진입헌다. 새북아침 끄시는 조선벤스의 묵직한 프로펠라 샤프트의 추진력. 흡사 구름위를 나는 요트다. 6:15분발 KTX에 탑승, 용산역에 도착하니 07:40분이다. 서울역까지 30여분 걷는다. 탑상형 고층APT사이사이 옛 건축물을 뚤래뚤래 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한민국 1번 신작로 한강대로는 오가는 이도 교행하는 차가 드문드문하고 프라타너스 낙엽이 갈짓자로 부유 중이다.
서울역에서 하남까지 지하철로 이동, 바이크몽에 들러 카타나400을 귀경헌다. 일금 3500만원. 제네시스가 월 만 대씩 팔리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명마가 수개월째 팔리지 않다니 사람들의 취향이 이리 천편일률적일 수 있을까, 바이크샵 몽은 마치 일본의 샵처럼 매우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다시 지하철로 중곡역까지 이동한다. 인근 간이식당에서 3,500원짜리 미니돈가스와 오뎅국물을 취식헌다. 깔끔헌 맛이다. 10여분 더 걸어 중곡천변 행운모터스에 들러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킴코 KRV200을 구다본다. 소형스쿠터에 티맥스식 섀시를 적용하여 조향성능이 확 쫀득쫀득해졌다한다. 11년 전 익사이팅400을 뽑을 때가 엊그제인거 같은데 이렇게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 중이구나.
이어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 이동하여 창신동방향으로 찬찬히 걷는다. DDP는 대체 멀 의미하는지, 공간에는 머가 들어있는지 알 길이 없고 오직 동대문과 생계형 짐바리오도바이가 증폭되어 시야에 들어온다. 동대문은 풍남문과는 다른 웅장함과 왼갖 도심의 매연과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우직함이 일품이다. 창신동 고바우길을 찬찬히 걷는다. 곳곳에 전빵과 문화주택, 시보리, 마도매간판, 쥬끼소리가 그야말로 70년대 봉재골목을 걷는 느낌이다. 올바는 없지만 생계형 오도바이가 그득허니 그야말로 체험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더 부유하고 싶으나 일정이 촉박허다. 이어 보라매공원까지 이동하여 오늘의 주 목적지인 월화고기에 들러 친구들과 조우헌다. 여전히 유쾌허고 건강한 친구들과 격이없는 얘기를 나누고 고니가 가져온 각종 술을 나눠마신다. 나는 금주 한달째라 찌크리지는 않고 삥아리 물찍듯 혓바닥에서 깔짝깔작 향만 맡아댄다.
두어시간여 술타임 후 걸어서 드뎌 고니의 90평형 **스위트APT를 귀경헌다. 90평대 아파트는 처음이다. 고니는 친구들에게 45평만 보여주고 나머지 45평은 딸들의 공간이어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헌다. 세상에 무슨 부부침실이 내 방보다 광활허고 샤워기는 우아래서 동시에 분출된다는데 무슨 외국의 리조트마냥 이를데없이 호화롭다. 고니는 이승엽 싸인볼, 이동국 싸인책을 하나씩 나눠주며 월에 한두번씩 라운딩도 허며 고급술집에서 찌크리는 사이라 한다. 갈수록 자영업이 어려워지고 현상유지만 해도 축복인 세상에 그들만의 세상은 견고헌갑다. 또 한편으론 친구덕에 이른바 상류?층을 엿볼 수 있으니 이야말로 좋은 귀경이다. 한 친구는 담배피우러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출입구를 찾지 못하고 또 다른 친구는 아파트가 너무 넓어 네비 켜두야겠다며 너스레다. 창밧긔로는 왼통 대형빌딩숲에, 거리는 질주하는 차들로 굉음이 요란하다. 1층 로비는 호텔로비마냥 경비원이 보초서고 있어 왠지 위압감이 느껴진다. 카페트 깔린 엘리베이터나 복도도 내겐 편안해 보이진 않는다. 이런 APT가 내 APT의 열 배가격이라니, 그렇다고 고니가 나보다 10배는 더 부자는 아닐테고 사는 것은 지나 나나 큰 차이 없을텐데, 나 같으면 싹 다 처분하고 서울서는 숙소개념으로 살고 전주에 근사한 근대한옥을 한 채 매입해서 이른바 가드닝(텃밭)험서 볕 쬐고 수확험서 살텐데.
21:18분 다시 용산역에서 이리행 KTX에 몸을 싣는다. 1시간 20분만에 이리에 도착할 수 있다니, 그 시절 새마을호로도 3시간이나 걸렸던 거린데, 하기사 그 땐 낮밤없이 티코로 서울-부안, 태안-서울, 심지어 서울-부산간을 종횡무진했던 시절였기도 하지.
22:40분 익산역 공영주차장. QR코드로 주차요금은 면제받고 차를 뺀다. 앗따 체어맨의 도톰한 가죽시트 질감이 온몸에 착 앵긴다. 이야말로 대한항공 퍼스트크라스다. 이 한 번의 착석으로 하루의 고단함이 아이스크림 녹듯 사르르 분해된다.
바이크몽으로 카타나400 보러 가던 중 부안집
동대문에서 본 짐바리오도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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