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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일상들

제주제주제주

여기가 대한민국 맞아? 올 때마다 경이롭다. 지형으로 봐도 제주는 上海보다 이국적이다. 그 옛날 갑오개혁 이전까지만 해도 전라도 제주목이었으니 제주는 전라도, 전주관할이었다. 전라관찰사 조병갑이 부안 줄포 수해현장에 순행가는데도 길이 안 좋아 고생고생했다는데 제주도는 어찌 갔을까, 제주도까지 순행한 전라관찰사는 있기나 한 것일까, 얼마나 교통오지에 척박한 곳이길래 추사 김정희를 제주 대정으로 유배보냈을까. 몇 년전 현기영의 이재수의 난에서 읽은 제주도는 말도, 물도 다른 아득히 먼 곳으로 그 옛날 제주해협을 건넌다는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었다. 아니 요즘 세상에도 세월호가 뒤집혀 수백명 어린 생명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는데 그 옛날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대한민국이 좁은 곳이 아니다, 함경도 경흥에서 제주까지 길이는 얼추 훗까이도에서 가고시마까지 거리와 비슷하다. 갑오개혁 이전 두 지역의 방언으로는 원활한 의사소통도 어려웠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한자병음이라도 전국적으로 통일시키려 했을까

제주도는 말과 함께 흔전만전인 돌담도 이국적이다. 돌담의 길이만 3.3km에 그 중 밭두렁돌담이 2.2km. 지구둘레가 얼추 2km니 지구를 한 바퀴 반 도는 길이다. 항상 패키지로 오는 바람에 찬찬히 제주의 돌담을 톺아보진 못 했다 .난중에 호젓허게 오도바이로 입도해랴겠다  원없이 돌담을 걸으며 화산폭발 이후 묵묵히 제주의 산하를 응시하고 있는 돌덩이 하나하나에 깊은 애정의 에너지를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