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대식 대우빌딩 맞은편 이면도로에 박제된 골목이 펼쳐진다. 몇몇 신축건물을 제외하고 골목의 선형이나 민가가 70년대 그대로다. 골목골목 고양이가 빼꼼히 구다보고 운 좋은 날엔 강아지 4총사도 조우할 수 있다. 키 작은 나무아래서 무심코 하늘을 앙망하면 시야에 딱 들어오는 새집도 반갑다. 어느 밤 공가로 알았던 집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은 어찌나 반갑던지, 대체 이 집에서 얼마나 오래 사셨을까, 얼마나 더 사실까, 애들은 자주 찾는지 뜬금없는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날 좀 풀리면 오도바이에 캠핑의자를 챙겨와서 사약 한곱뿌 찌크리고 볕도 좀 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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