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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n(2012~2015)

엘란 폭우속 주행기

 

엘란 폭우속 주행기

 

작년 7월 우면산이 쩍 갈라졌던 폭우에 비허면

아직까지의 비는 폭우축에 들지도 않을 평이헌 것이지만

저난 토요일 저녁의 빗길 주행은 엘란이기에,

그것도 첫 빗길주행이라 할만 허기에, 폭우로 각인된다.

김제에서 전주방향 736번 지방도에 있는,

전주 초입의 상림동 닭집고개를 지나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은

일정량 이상의 비만 내리면 논물 잠기듯 잔물결이 넘실대는 곳으로

동서방향의 아스팔트길을 남북방향의 물길대가 보통은 잔잔허게

가끔은 싸납게 점령허는 곳이다.

 

그렇잖아도 차고가 낮은데

모시기 쇼바로 중무장헌 엘란은 더욱 차고가 낮아져

특히 익숙허지 않은 곳으로의 밤길 주행은 각별헌 주의를 요헌다.

게다가 에어로다이나믹헌 주행을 한층 극대화허기 위하여

엔진쪽 하단부 시다바리에는 미니카인 듯 강화 아크릴판이 덧대어 있다.

 

김제에서 출발해 전주가 가까워질수록

사위는 뿌연히지고 호루를 때리는 빗줄기는 금방이라도 구녁 몇 개는 뚫을 기세다.

씰이 방수가 되네 안 되네, 비가 새네 안 새네는 이미 판단의 경계를 넘어선다.

이 같은 호우라면 호루를 두른 거개의 승용차는 다 그럴 것이다.

군데군데 씰을 타고 일강이저로 뚝뚝 듣는 물방울은

웨이브파일이 그려내는 프랙탈인 듯 천천히 조수석 유리창에 퍼지며,

운전석쪽 유리창엔 잘 번지지 않는 대신

2~3분에 한번의 빈도로 왼쪽 팔뚝 우그에 직접 듣는다.

신호대기시에는 빈도가 1.4배 정도 상승헌다.

다양헌 운행조건을 체득허고자 빗길주행을 작정헌 만큼 미리 준비헌 면수건 2장으로 5~7분에 한번씩 정차헐 때마다 문대준다.

낮은 차체는 지면에서 되튀는 물줄기를 더욱 짧고 강렬허게 시다바리에 덧댄 에어로나이나믹헌 강화 아크릴판을 때린다.

순간의 충격은 잔물결로 화할 겨를이 없이 운전자의 발바닥으로 그대로 전이된다.

이건 여타 차량에서 느끼던 빗길 주행이 아니다.

흡사 발바닥에 수지침을 침통째 찌르는 듯 따끔허다.

맨발에 굽이 없는 단화였다면 이색적인 통증은 배가되리라...

호루에 듣는 빗방울과 발바닥을 쏘는 수지침은 전주에서 김제를 잇는 736번 지방로를 달리는 내내 함께 허는데 상림 닭집고개를 내려오며 지나는,

남북방향의 물길대를 만나는 지점에서 가장 강렬허고 씬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하면 침수의 위험이 있기에 17키로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내내 초조함이 흐물거린다.

목하 해가 떠 오르고 있어도, 지금처럼 비가 쏟아지고 있어도

엘란을 타고 있으면 후딱 지하주차장에 대야 한다는 조바심에 초조해질 때가 많아진다.

 

 

 

 

후딱 지하주차장에 대고 호루, 문짝 와꾸 등을 훔친다.

 

 

이틀 후 다시 지상으로 꺼내니 캡틴Q가 되야 있다.

시다바리를 강타헌 빗줄기가 씨긴 씬가보다...

 

총잡이는 외팔이 총잡이가 씨듯

캡틴Q는 꼭 애꾸여만 한다.

 

실내는 눅눅허다.

흡사 폭우 쏟아지는 텐트인 듯 눅눅허다.

물 먹는 백마를 한판 비치히 둔다.

 

일련의 것들이 즐겁다.

이 모든 것들이 엘란만의 손맛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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