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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n(2012~2015)

모두 잠든 새북길 엘라닝의 묘미

 

엘라닝을 허면서 을 꼽으라 허면 첫 째가 관조의 맛이요, 두 번째가 쫀득쫀득헌 코너링이라 허겠다.

그들처럼 타이어 울부짖을 정도로 과격허게 꺾지는 않지만 온몸으로 삼투압되는,

구불길에서의 유연함은 흡사 벌거벗은 채 돌고래등 우그 올라탄 기분이랄까?

아니면 비단구렁이 우그 올라 탄 민달팽이가 된 느낌이랄까?

첨단장치로 칠갑을 헌 요즘의 승용차로는 아무래도 맛 볼 수 없는 감흥인데

이 느낌은 모두 잠든 이른 새북 다삿시 쯤 진안 모래재를, 그것도 호루를 벗긴 채 올라타면 배가된다.

 

참고로 진안 모래재는 35, 구절양장, 삼고사저 등 고갯길이 갖추어야 헐 왼갖 풍신은 모조리 갖춘 곳으로

 90년대 후반 4차선의 소태정 고갯길이 뚫리기 전까지만 해도 전주와 동부산악지방을 연결허는 유일헌 도로였으며,

 10~12년 주기로 브레이크가 파열된 시내버스가 고갯길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50~60명의 사망자가 발생허던 곳이고,

 낙엽에 덮여져 황토로 슬어져 가는 운전자가 안전벨트에 매어진 채 발견된다는 기사가 5~6년에 한번은 지역신문 사고란에 실리는 곳이기도 하다.

 

모래재 꼭대기 언저리에는 예의 산간지역에서 볼 수 있는 터널, 모래재 터널이 있다.

200미터도 안 되는 짧은 터널이지만 고갯길 오르느라 가픈 숨은 이 구간서 딱 한번,

아루피엠 6~7천 정도로 일시에 털어내 버리면 된다.

 터널을 나오자마자 오른편엔 80년대 중반쯤 정초되어진 모래재 휴게소가 있고,

 휴게소 마당 왼편 한켠에는 지하 암반에서 24시간 용솟음져 나오는 감로수가 돌꾸시 가득 잔잔허니 운전자도 역시 한 바가지 들이킨다. 이른 새북 엘란의 쌕쌕이는 엔진음이 거슬리는지 천연 암반수 뒤편 나무그늘에서 아침잠을 달래던 잿빛 중캐 한 마리는 내내 컹컹거리며 양귀를 날카롭게 세운다.

 원래 흰색인데 진토에 발효되어 잿빛으로 화헌 듯 보인다.

 

잿빛 중캐 한 마리의 애매헌 짜증을 뒤로 하고 진안방면으로 길을 타자마자 33년 된 아스팔트길 양 옆으로는 메타쎄콰이어가 펼쳐진다. 메타쎄콰이어의 일년 중 진면목은 봄의 마지막 뒤안에서 여름의 문턱으로 연결되는,

딱 이즈음이 절정으로 개개 나뭇잎의 때깔은 이때가 가장 짙푸르다.

 또 이를 하루로 분할해서 보면 밤과 낮이 교차허는 새북 네시반에서 일곱시까지,

그리고 하루 중 산들바람이 왕성히지고 낮과 밤이 교차허는 오후 다삿시반에서 일곱시 무렵까지가 더욱 절정이다.

 길 중간쯤이서 메타쎄콰이어의 짙푸름을 육신에 음각허고자 잠시 차를 세우고 심호흡을 해 본다.

이른 새북의 서기가 어려 하늘 역시 메타쎄콰이어 못지 않게 짙푸르다.

 

메타쎄콰이어길을 빠져 나와 부귀를 거쳐 위봉산성쪽으로 히서 전주로 복귀헌다.

위봉산성 내리막길을 타면서 내내 느낀다. ‘엘란은 호루를 열고 타는 것이 오히려 정숙허다...

평소엔 뒷 트렁크에 방가C유 태우는 보일러 한 기 정도는 실고 댕기지 않는지 의심이 될 때가 있다.

 우렁찬 배기음이 호루안에서, 거대헌 가죽북인 듯, 공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오늘 새북엔 보일러 연소음은 모두 허공에 분해시켜 버린다.

오로지 뒷머리 부분에서 역동적으로 또아리 트는 와류음과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는 다비치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의 고음만이 달팽이관과 유스타키오관에서 감미로운 비명을 지를 뿐이다.

 

 

 

 

 

모래재 타던 중 2/5지점이서

 

 

 

 

메타세콰이어길 1/2지점이서

 

 

 

눈앞의 작은 산인가, 버덩인가가 축구공인 듯 앞유리에 흡착헐 것만 같다.

 

 

 

위봉산성 내리막길. 멀리서 흐멀 흐멀 햇빛이 보인다. 후딱 지하 주차장에 대야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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