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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은 다음날(book)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유용주 작가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유용주 작가

 

유용주의 문학은 누구에 대한 외침이 아닌, 오직 그 자신에 대한 반성과 다짐이다. 그러기에 문학은 성공할 수 없으며 실패의 연속이다.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순간 글이나 작가나 썩어버린다고 늘 다짐한다. 삶이 노동이며 노동이 문학이다. 끊임없이 노동한다. 1960년 장수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 후 대전역 앞 경호제과에서 빵 만드는 일, 중국집 배달, 바지 자크 다는 일, 금세공 등을 거쳐 서산에서 근 20년간 노가다를 하며 노가다를 기록한다. 이시기 삶의 촉매제는 술이었다. 술힘이 아니었으면 생사가 오락가락허는 삶의 현장에서 버텨내기가 힘들었을 거라고 적고 있다. 비가 와 공쳐서 한잔, 간조 후 동료들과 한잔 등등. 충남 서부지역 문인들과의 대작기는 대하소설이다. 간월도에서 해산물을 파는 아주머니의 고무다라이를 마주하고 한잔, 홍성 결성면의 어느 식당에서도 한잔, 식당을 나와 뒷산에서 결성면의 너른 들판을 마후라 삼아 또 한잔. 광주 5.18 기념행사 참석차 내려가는 길에 보령시장 끄트머리에 있는 어느 선술집에서 한잔, 군산에서 한잔, 전주 터미널 근처에서 또 한잔...술이 사람을 마신다. 술이 흐르는대로 삶이 흐르고 글이 흐른다. 술 또한 그의 삶이며 문학이다. 유용주의 삶은 연무색 안개빛의 드넓은 회색지대에 있다. 교조주의, 혹은 원리주의가 지향허는 양극단은 얼핏 강렬해 보일 수 있으나 태생적으로 피로허며 생태적으로 지속 불가능허다. 유용주가 지향허는 삶의 외양은 우리 일상사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이웃들의 삶의 외양이며 내 삶의 외양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더 가난허게 더 불편허게 살 것이며 어려운 이웃들을 배려허며 살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외침과 다짐은 강렬허다. 내 이웃과 다를 바 없는 유용주지만 그가 가진 이타적 유전자는 스스로에게는 축복이고 이웃에게는 큰 울림이다.

 

 

 

 

 

유용주 작가와의 만남에서 초청가수로 열창중인 최정엽

유용주 작가는 자기의 시를 가장 잘 표현한 가수라며 극찬하고 참석한 독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