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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ico(1991. 1996 DAEWOO)

간만에 심야 서울 출행기

간만에 심야 서울 출행기

 

오후 두시에 집을 나서 서전주IC로 진입헌다. 2주전 뒷바퀴 드럼조시를 잡았기 때문인가? 핸들떨림이 확연하게 사라졌다. 엔진오일도 자알 숙성되었는지 부드럽고 힘차게 가속된다. 1차선에서 120~130KM정도로 흐름에 맞추며 달린다. 드라이빙의 5할은 뮤직이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민해경, 인디밴드 모음, 김난영, 1964년도 차트가요, 여성보컬이 인상적인 POP 등 전방위적으로 스트리밍헌다. 뒷좌석의 아버지는 고속버스보다 훨씬 쾌적허시단다. 수도권엔 2시간만에 왔으나 용인부터 정체가 시작된다. 아버지는 먼 버스가 구녁을 뚫음서 가운데(전용차로)로 잘도 파고 댕긴다허신다. 판교ic에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토평ic로 빠질 심산였으나 내비가 지시허는대로 빠져 나오니 수지? 분당? 어디매쯤이다. 수지-수서간 도로를 타고 쭈욱 올라가다 시흥동에서 빠져 성남을 거쳐 장지동, 롯데월드를 지나 잠실대교를 탄다. 퇴근시간에 맞물려 계속 맥힌다. 잠실대교에서 강변북로를 타야했으나 지나쳐버린다. 덕분에 구의동 일대서 또 지체헌다. 워커힐을 지나니 비로소 숨통이 트인다. 구리에서는 이놈의 내비가 또 골목길만 지시헌다. 먼 콜띠기로 셑팅되아 있는가??? 망헐놈의 네비...어쨌든 밤 아홉시가 다 되어 목적지에 도착헌다. 일정을 마친 후 11쯤에 다시 내려온다. 이번에는 혼자다. 구리IC로 들어가서 고속도로로만 쭉쭉 내려오면 세시간쯤 걸릴 것이나 모처럼만에 온 서울인디 무미건조허게 길대길 투어로 그칠 수 없다. 20년만에 망우리 고개를 넘어 서울 중심으로 중심으로 달린다. 버스 전용차선과 계획적으로 식재된 가로수, 길가시 성냥갑형 아파트 등이 크게 달라진 풍경이다. 택배 오토바이의 희미하지만 묵묵헌 질주, 곳곳에 야적된 쓰레기봉투, 환락가 주변의 삐라같은 찌라시, 취객들의 주취손사위는 여전하다. 약수-금호를 지나 동호대교, 압구정, 역삼동, 구룡터널을 지난다. 강남이건만 이상스레 오가는 차들은 전반적으로 소박허다. 외제차도 전주에 비해 빈도가 낮다. 12가 넘어 올려다 본 스타타워는 거대허다. 창밖으로 새어나오는 불빛은, 그 규모에 비해, 휘황찬란허진 않다. 분당을 종으로 관통한 후 내비가 지시허는대로 수지를 지나 계속 남으로 남으로 내려간다. 이쯤히서 경부에 진입허고 싶건만 일관되게 국도만 가리킨다. 조금만 더 가면 고속도로가 나오겄지 했건만 결국 먼가 잘못됐다 싶어 용인-평택간 45번 국도상에서 멈춘다. 내비 설정을 보니 아닌게 아니라 무료도로로 설정이 되어 있다. 이런... 설정을 추천으로 바꾸니 제대로 안내헌다. 새북 두시가 다 되어 고속도에 오른다. 이제 일사천리로 내려가는 것인가? 하이고 이게 먼 사서 고생이여...정안휴게소에서 잠시 쉰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느끼는 추위다. 더부룩허니 암것도 먹질 않고 온수 한잔만 들이킨 후 다시 출발헌다. 야간이니 가능허면 앞차의 궤적만 따라가려 했으나 발꼬락이 간사하여 속도를 맞춘다는게 쉽지가 않다. 집에 가까울수록 졸음이 쏟아진다. 좀만 더 가면 되니 쉬어가기도 애매허다. 순간 아찔헐 정도로 차선이 춤을 추기도 헌다. 최근 몇 년새 겪는 일이다. 창문을 내리고 고성을 질러도 쉽지 않다. 그렇게 잠과 사투 아닌 사투를 벌이다 보니 이윽고 새북 세시에 서전주IC에 도착헌다.

 

 

 

 

김제시내 초입의 오토바이 탄 남녀

 

 

용인쯤 히서 정체가 시작된다

 

 

 

잠실인가, 구의동인가?

 

 

구의동에서 워커힐쪽 가는 도로에서.

힐끔힐끔 티코를 구다보는 운전자들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행인, 길거리, 티코는 의구허되 나의 심장엔 굉이 굵어간다.

 

 

 

장충체육관 근처에서 본 커플남녀

 

 

올가을 들어 첫추위가 느껴진다. 새북 두시쯤 정안휴게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