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차고지 (정읍시 태인면 형제택시사)
스쿠터를 타고 태인면 소재지를 지나던 중 오래된 간판에 한동안 시선이 멎는다. 태인터미널 맞은편의 ‘형제택시사’ 간판. 우윳빛 아크릴로 길고 납작허게 곽을 짠 후 청색 혹은 홍색으로 상호를 붙인 ‘대양신발’, ‘고려약초’등의 수지간판은 삼례시장의 슬레이트 장옥에서는 아직까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나, 이처럼 대로 한가운데서 과거의 영화를 시위하는 금속제 대형간판은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지방 읍면 소도시에서 택시업은 양조장, 극장과 함께 지역유지의 주력 업종이었다. 읍단위도 아닌 면단위에 이렇게 큰 택시 차고지가 있었으니 30년전 태인면의 북적북적했던 정경이 형제택시사 간판아래서 펼쳐지는 듯 아련해진다. 가까이서 보니 철제기둥은 새거인 걸로 봐서 방치된 간판이 아닌, 관리받는 간판이다. 건물주의 살뜰함이 돋보인다. 흔적은 흔적일 뿐이다. 흔적은 실재를 담보하지 않는다. 흔적이 더욱 생생해진다. 바로 앞 태인터미널 근처에는 개인택시 몇 대만 낮은 몸을 웅숭거릴 뿐 일대 어디에도 ‘형제’택시는 볼 수 없다. 지난 30~40년간 태인면의 영고성쇠를 묵묵히 바라봐 주었듯 앞으로도 그러허길 소망허며 칠보로 핸들을 돌린다.
형제택시사 전경
합판위에 금속을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명랑운행, 명량운동회... 80년대에 비해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낱말이다.
역시 적산가옥으로 지붕은 강판으로 개량했다.
태인면소재지 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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