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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hodgePodge)

콤포넌트오디오보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좋다

 

전기적 신호도 많이 가미허고,

음역대별로 스피커를 다양허게 구비해서 듣는 음악이

분명 귀에 달짝지근허니 들을만 헙니다만,

때론 귀가 아리고 피곤해질 때가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온몸을 전선으로, 음파로, 전자파로 꽁꽁 옥죄는 느낌 때문일까요?

분명 몸에 이롭지만은 않겠지요?

저명헌 어느 국악인은 음반작업은 한사코 사양허신답니다.

전기적 신호를 가하는 순간 소리가 생명력을 잃을 뿐 아니라

 ‘웅’허는 노이즈가 소리를 크게 왜곡헌다고요.

 

 

한땐 가격이 쌍팔년도 명기들을 하나둘 수집허는 재미에 빠진 적도 있었지만

요즘엔 먼지만 뿌옇게 쌓이고 있습니다.

 

 냉장고만헌 스피커를 뜯어보면 아마 거미들이 멋진 기하학 무늬를 그려놨겠지요.

 

 

 

 대신 70년대에 맹글어진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듣습니다.

 

주파수 다이알이 두갭니다.

일반 다이알 하나,

미세조정 다이알 하나.

요거 딸랑 두개지만 원허는 조합으로 딱 맞추기가 나름 애롭습니다.

그래서 아예 채널고정입니다.

 100.7M Hz KBS 크라식 FM

온종일 틀어놔도 바람소리인 듯, 물소리인 듯 피로허지 않습니다.

간혹 듣는 꼬부랑 단파방송은 꽁으로 듣습니다.

 

 

 

 잠자기전에 듣는 Sony walkman (F10) 83년산.  

Tape은 꼭 워크맨으로 들어야 헙니다.  

 

 

카오됴를 소위 말허는 풀시스템으로 했었습니다.

 

그것도 쌍팔년도 3Door 프라이드에...

코딱지만헌 트렁크에 앰프 하나 낑궈 넣으니 이건 흡사 고인돌 상판을 올려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상원사 동종보다 웅장허게 울리는 베이스며,

뒷마당 대나무잎에 후두둑 비 떨어지는 듯한 트위터며,

순정 카오됴와는 비교헐 수 없이 쫀득쫀득헌 사운드에 빠졌었습니다만....

단,

‘움직이는 모든 것은 가벼워야 헌다’는 ‘징기스칸의 철학’에 크게 공감허는 저로서는

오만갖 잡동사니로, 전선으로 칭칭  휘감져진 차를 생각허면 마뜩찮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제 tico의 카오됴를 바꿨습니다.

 

외관만 뻔지르르헌 마데 인 쫑궈 데크와 스피커는 뜯어내고

대신 기본에 충실헌 데크허고 스피커로 낑궈 넣었습니다.

(Nakamichi 45z, sonodyne MF-652K)


분명 화려허고, 정밀헌 사운드는 아닙니다만

깔끔허고, 단정헌 것이 고졸헌 맛이 일품입니다.

하체를 딱딱허게 세팅했고 노면반응을 온몸으로 흡수시켜야 하는 차량 구조(?)상

 CD 듣는 일은 별로 없을 듯 헙니다.

 물론, 요놈 또한 채널고정으로 갈 것입니다.

100.7 MHz KBS 크라식 FM.


앰프에 우퍼까지 갖춘 풀시스템은 오색찬란헌 ‘램브란트의 성화’에 비유헌다면,

오늘의 담백헌 카오됴는 ‘추사의 세한도’에 비유허고 싶습니다.


저는 근검절약허는 ‘고졸(古拙)미’를 사랑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