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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800(2014 ~2023)

w800 4,300km 주행기 (천주교 청호공소)

4,300km 주행기 (천주교 청호공소)

 

김제에서 동근이 그리고 동근각시와 함께 처사파케에서 크피 한잔 허고 이어 섬마을 바지락 칼국수집으로 욂긴다.

가급적 해지기 전에 돌아오려 했지만 사람 사는 것이 어디 그런가?

동근각시는 인천에서 쌍쌍으로 만난 후 근 12년만이다.

여전히 얼굴도 맑고 심성도 곧다.

화창한 봄날이지만 고속으로 바람쐰 터에 뼈마디가 차가워진 데다 보리밥에 바지락칼국수에 만두까지 한상 먹은 후 포만감까지 밀려오니 식당안 사위는 끝모르게 아늑해진다.

90년대 초반 맞벌이부모 등으로 점심을 싸오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여고에 왔다던 밥차이야기를 동근각시로부터 첨 듣는다.

동근이는 자건거 빵꾸 때우는 얘기를 상세히 풀어낸다.

우리땐 국민핵교 입학헐 때부터 선생에게 쓰리빠로 쳐 맞으며 컸다는 둥, 한창 농번기땐 농삿일로 삼순구식허듯기 핵교를 빠졌다는 둥 이런저런 얘기에 동근각시는 자지러진다.

동근이는 각시보다 장인장모허고 얘기히야 코드가 맞단다.

여덟시가 다 되어 식당을 나선다.

바람도 차갑거니와 밤이니만큼 앞차-휘발유 승용차-를 따라 내내 완속으로 달린다.

애통리4거리에서 직진하지 않고 좌로 틀어 신흥리방면으로 우회한다.

밤주행엔 히이바로 들어오는 배기음이 더욱 선명허다.

두두두두둥...“

소나무길 사이에선 헬기를 모는 듯 심장과 공명을 일으킨다.

 

 

소작농을 530명이나 부린 하시모또창고에서

 

버스정류소에 놓인 연필글씨에 이토록 빠져도 될는지 청호들판은 오후 다삿시의 흙바람으로 도무지 아득하고 소녀의 마음은 따뜻하다 이 늦은 오후에 읍내는 어인일로 가는 것일까

 

 

 

천주교 청호공소 버스정류소에서

 

계곡마을 고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