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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ico(1991. 1996 DAEWOO)

한 대 더 들이는 티코, 96년식

한 대 더 들이는 티코, 96년식

 

여차저차한 연유로 티코 한 대를 추가로 데려온다

사진상으로는 야매도색으로 보여 아주 살짝 저어했지만 실제 보니 날림으로 보이지 않으며 연식과 차종을 고려하니 얼추 봐줄만 하다

무엇보다도 맘에 드는 건 20여년이 지나고 있건만 철판이나 하체를 통틀어 녹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도 뽑기운이 있는지라 10년만 지나도 휠하우스 여기저기에 누룩 끓듯 썩는 차가 있는가 하면 20년이 지나도 멀쩡한 차도 있다

중고차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녹으로부터 자유로운 차를 고를 수 있는 것이다

 

하체는 나의 애마-봅슬레이티코에 비해 상당히 껑충하다

인치업 후 뒷바퀴에 간섭이 생겨 마티즈 쇼바로 교체했기 때문이란다

 

엔진룸이나 하체 어느 한곳에도 오일이 비치지 않는다

안정적인 아이들링에 기어도 헐렁이지 않고 긴장감이 느껴지며 앞뒤 브레이크도 쫀득쫀득허다

93년식 이후부터는 문짝측면에 강화바를 덧대고 지붕도 보강해서인지 전반적으로 91년식보단 짱짱해졌다

그래서인가, 원년티코 특유의 도로친화적이며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은 반감되었다

강화바가 없는 티코문짝은 운전자를 외부와 차폐시키는 철판이라기보다는 단지 안과 밖을 구분짓는 상징으로서의 면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타본적은 없지만, 이를테면 케이터햄의 비니루문짝에서나 느껴봄직한 오롯함일 것이다

 

워낙 나 중심으로 꾸민 봅슬레이티코에 익숙했던 터라 중저속에서는 당연히 다르겠거니 했는데 고속으로 갈수록 H***마냥 롤링이 느껴져 차선변경시 살짝 조심스러워진다

하지만 격랑속 선박도 아니고 차가 그리 쉽게 뒤집어지는 물건이겠는가?

나름대로 재미도 느껴지며 이내 롤링에도 적응된다

한편으론 봅슬레이티코의 하체가 얼마나 짱짱한지 새삼 절감한다

 

일없이 앞으로 헐 일을 공굴려본다

먼저 12인치 bbs휠을 낑구고 하체도 5~6cm 낮게 잡아준다

옆은 3M, 전후면은 루마지만 답답해 보이는 먹물지는 벗겨 버리고 자외선 차단기능만 제공하는 투명필름으로 바꾼다

티코 특유의 면의 미를 강조하고자 측면 및 후면의 플라스틱들도 벗겨버리고 이른마 민자티코로 맹근 후 경차와는 어울리지 않을 검정색 혹은 남색으로 재도색한다

 

이런 소소한 꾸밀 작업들이 몇 달이 걸릴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나 새로 들여온 티코는 나만의 취향을 맘껏 발휘해 볼 수 있는 깨끗한 마분지에 다름 아니다.

 

 

성지고등학교인가 어디인가 학교 농구코트에서, 가파른 입구로는 상명대도 울고 갈 정도다.

 

 

 

바이크의 성지인 함양 오도재를 통과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