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Tico(1991. 1996 DAEWOO)

工作所에 들어간 봅슬레이 티코

 

 

工作所에 들어간 봅슬레이틱고

 

91년식이니 햇수로만도 25년이다

아무리 뜯고 고치고 기록해도 끊임없이 손 봐줘야 한다

그래야만 하고 그 맛에 타는 거 아니겠는가

30년이 되는 해에는 올바라시를 한번 해야지 않겠나하고 수년간 막연하게나마 생각해 왔던 터에 두어달 전 공작소를 알게 된다

공작소는 티코, 프라이드, 스포티지 등 소위 흘러간 명차에 정통한 작업공간이다

공작소 블로그를 볼 때마다 동한다.

어차피 손 볼 거 설령 30주년이 되는 해에 다시 보더라도 공작소에 한번 보내볼까

 

아침 일찍 전주를 출발하여 두어시간만에 애오개에 당도한다

적당한 곳에 세우고 한겨레, 효창공원, 숙대, 바이코스를 거쳐 용산도서관에서 숨을 돌린다

바이코스에서는 앵두빛 w800을 본다

작년에 재고가 있었더라면 분명 앵두빛으로 내렸을텐데...

언제 봐도 w800은 클래식 고유의 질감이 풍부하다

몇시간 후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를 보고 나니 팔백이에 대한 신념은 더욱 강화된다

바이코스 밖에는 내야와 색상까지 같은 손님의 또다른 팔백이가 세워져 있다

비와 이슬에 바랜 듯 보이고 다소 이질적인 전조등 와꾸, 사이드백 등이 붙어 있는 팔백이다

취향이라지만 공감은 되지 않는 흥취다

 

쉬어가고자 들른 68. 8. 15일에 정초된 용산도서관 내부는 최신 IT시스템으로 관리받고 있지만 나무창과 나무문의 흔적, 오래된 콘크리트 계단, 40년 전 단체급식소 분위기를 풍기는 주방 등을 보니 어릴적 추억의 기가 일렁인다

용산도서관 아래 후암맨션은 74년에 지어졌다

맨션 계단의 녹슨 철창을 보니 상해 복단대의 기숙사 철창과 겹친다

맨꼭대기 층인 6층에서 창밖을 보니 맨션 건너편에 오래된 적산가옥이 한 채 웅숭거린다

때마침 적산지붕위로 백고양이 한 마리가 이쪽을 향해 게으른 몸짓 중이다

길냥이라면 세월의 굉이 농익은 적산지붕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이 일대를 주름잡는 대빵냥일 것이며 집냥이라면 행복한 냥이일 것이다

한참을 봐도 빈 가옥인지 산 가옥인지 모호허던 차에 노년의 여인 한분이 적산가옥으로 들어서고 백냥이는 지붕 너머로 종종종 사라진다

 

후암동과 퇴계로, 종로5가를 거쳐 다시 애오개에 돌아오니 거진 16시가 다 되고 하늘은 금세 비라도 올 듯 구물럭거린다

수도권이니 대충 1시간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네비로 찍어보니 동두천 공작소까지 1시간 50여분이 걸린다 한다

독립문을 거쳐 무악재, 홍제, 녹번, 불광동을 경유하여 북으로 북으로 올라간다

통일가도는 신축 고층APT만 빼면 11년 전과 그다지 다름이 없다

시간이 된다면 독바위역 일대를 소요헐텐데 흘끗흘끗 빠르게 스친다

송추, 의정부, 양주를 지난다

논은 보이지 않되 군부대의 빈도는 올라가며 북악 바위산의 잔영도 이어진다

서울 이북은 처음이라 여느 운전과 달리 낯선 풍경이라면 낯선 풍경이다

의정부에서 미아리고개쪽으로 포성이 깊어지고 있는데 국군이 섬멸중에 있으니 서울시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방송이 내동 헛들린다

 

출발시 네비가 적시한 시각인 17:52분보다 10여분 빠른 17:42분쯤 공작소에 도착한다

동네 동생처럼 익숙한 인상의 쌍코가 반갑게 맞이한다

남자라면,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하는 사내라면, 누구나 꿈꿔 볼 공작소다

공작소 한 켠에는 턴테이블이 놓여 있고 공작소내 다락형태로 설치한 침소공간 외벽엔 한자로 工作所가 크게 백혀 있다

내남없이 무슨무슨 튜닝이네, 무슨무슨 샵이네허는 세태에 공작소라 이름하니 땀, 장인, 기술, 열정이 물씬 풍긴다

쌍코와 얘기를 나눠 보니 역시 자동차뿐만 아니라 기계와 일상사 전반에 대한 시각이 나와 흡사하다.

봅슬레이 티코의 여기저기를 살핀 후 지행역까지 시승한다

차는 바로 이래야 한다며 역시 티코는 명차라 일컫는다

이곳에서 봅슬레이티코의 아낌없는 회춘을 기대해 본다

 

 

맨꼭대기 층인 6층에서 창밖을 보니 맨션 건너편에 오래된 적산가옥이 한 채 웅숭거린다

때마침 적산지붕위로 백고양이 한 마리가 이쪽을 향해 게으른 몸짓 중이다

길냥이라면 세월의 굉이 농익은 적산지붕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이 일대를 주름잡는 대빵냥일 것이며 집냥이라면 행복한 냥이일 것이다

한참을 봐도 빈 가옥인지 산 가옥인지 모호허던 차에 노년의 여인 한분이 적산가옥으로 들어서고 백냥이는 지붕 너머로 종종종 사라진다

 

 

연신내역에서 독바위쪽으로 가던 중 엘란이 지나기에.

에야콘집 엘란이었다

 

 

싹  비워내니 매우 경쾌하다

 

 

 

 

 

공작소 한 켠에는 턴테이블이 놓여 있고 공작소내 다락형태로 설치한 침소공간 외벽엔 한자로 工作所가 크게 백혀 있다

내남없이 무슨무슨 튜닝이네, 무슨무슨 샵이네허는 세태에 공작소라 이름하니 땀, 장인, 기술, 열정이 물씬 풍긴다

 

역까지 바래다 준 후 뒤돌아가는 봅슬레이 티코 (스타렉스 바로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