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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부안군(계화면) 이모저모

돈지 맴생이

돈지부락 한가운데를 관통허던 중 한무데기의 맴생이떼가 펼쳐지니 먼가 이색적이며 평화로우며 아늑한데 어쩐지 낯설기까지 하다

 

요새는 귀경허기 힘든 맹생이떼인데다가 부락 한가운데에 가축사육장이 있으니 말이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돈지는 소 몇 마리, 돼지 몇 마리를 동시에 키우는 집이 많았는데 그놈의 지랄맞은 소파동, 돼지파동을 겪고나니 모두가 나자빠져 버리고 그 많던 외양간소, 집돼지들은 죄다 밀집축사에 갇힌채 다국적사료로 비육되고 있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논두렁, 밭두렁을 어슬렁거렸던 소수의 맴생이들은 워낙 뇌린내가 심해 인기가 없었던가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 와중에 지금도 어쩌다 한두마리썩은 눈에 뜨이는 바 저풍신은 괴기를 먹기위해 비육시키는 가축이 아닌, 농가에 기숙하는 개체로서의 동물, 인간과는 다른 모습의 별신으로 보이기가 태반이다

 

언젠가 보령 남포읍성 성벽 노송아래서 홀로 비를 피하고 있던 흰털 맴생이의 모습에 어찌나 숙연해지던지...

 

부락 한가운데 사육장이 있는 건 맴생이나 허니 가능헌 일일 터,

아무래도 저풍신은 별종은 별종이다.

 

 

 

1년전만 해도 석산벼랑에는 보기드문 풍경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흑염소들이 벼랑을 오르내리며 무리를 지어 살고 있었습니다. 초막집 할머니가 방목하며 키우던 흑염소였습니다. 할머니는 흑염소를 팔아 생계에 보탰습니다. 방목되는 흑염소들의 모습은 거친 석산벼랑을 운치있게 연출해주는 자연의 선물이었습니다.

물론 흑염소들이 남의 밭에 내려가 작물들을 뜯어먹는 바람에 주변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이제는 볼 수 없습니다. 작년 이맘께 눈비 내리는 날 해질 무렵 흑염소들의 울음소리가 요란했던 모양입니다. 초막집 할머니는 흑염소들을 찾아 벼랑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다 할머니는 암석 사이로 미끄러져 실종되었고, 뒤늦게 그 주검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뒤로 흑염소들은 사라졌습니다. 새만금바다를 지켜온 하나의 동화같은 이야기일까요? 석산이 파헤쳐질 슬픔을 할머니는 이미 알고 흑염소들과 함께 어디론지 떠난 것일까요? <2009. 3. 19 부안21, 고길섭 글>

 

 

 

 

 

 

 

 

왜 구다보냐 줄것도 없는디 민망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