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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부안군(계화면) 이모저모

정읍시 신태인읍 화호를 돌며

    내게 80년대 초중반의 화호는 화호보다도 화호인상고가 먼저 각인된 곳이다

그 시절 화호인상고는 백산고보다, 김제여상은 부안여상보다 좀 더 근대화된 학교로 느껴졌는데 이는 나만의 느낌은 아니었던지 몇몇 중학교 동창들이 이 두 학교로 진학하였다

화호인상고와 이웃면에 연접한 부안백산고는 당시 라이벌이라고나 할까, 백산중 졸업반이던 여자동창이 인상고에 진학할 뜻을 비치자 담임선생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불같이 화를 내는 통에 전주로 진학하였다

당시 백산고는 통학버스를 부안읍내까지만 운행했으나 인상고는 부안군내 면단위까지도 운행했을 정도로 교세확장에 주력하였다

20~30년이 지난 요즈음 보건대 백산고는 옛명성을 유지하며 시골에서는 나름대로 특성화된 학교로 자리를 지켜온 반면 인상고는 퇴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며 지역사회에서도 백산고 출신은 종종 연계가 되는 반면 인상고출신은 아직까지 보지 못 했다

 

화호인상고라 하길래 그시절 난 화호면에 있는 인상고겠거니 했는데 화호리에 있는 인상고다

행정구역은 신태인읍에 속해 있지만 학교에 관한한, 그리고 독립된 지서와 보건진료가 있을만큼 화호부락은 웬만한 면소재지의 위상을 갖춘 곳이다

부락 앞으로는 동진강이 흐르고 부안-신태인간 도로의 중간지점이며 동진교가 놓이기 전인 70년대까지는 부안-김제간 도로의 중간지점이기도 했으니 나름 교통의 요충지였다

 

수십번, 수백번을 지나는 곳이었건만 오늘 비로소 차에서 내려 서에서 동으로 천천히 화호를 귀경해본다

여느 시골부락처럼 퇴색되어가는 모습이 역력하나 곳곳의 대형 창고, 일식가옥, 방앗간 등을 보니 과거의 번영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화호부락 중앙사거리에는 네귀퉁이마다 전빵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이젠 한곳만 영업중이다

염천에 해질녁이라 곳곳에는 노인들이 평상에 앉아 담소중이며, 길고양인지 집고양인지 애매한 풍신의 짐승들은 느리게 혹은 재빠르게 골목을 누빈다

서녁하늘 저 멀리 있을 극락정토가 걸음걸음 눈앞에서 펼쳐진다

목하 수렁논 귀퉁이마다엔 연분홍 연꽃이, 골목곡목마다엔 연분홍 배롱꽃이 한창이니































 화호부락 중앙사거리에는 네귀퉁이마다 전빵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이젠 한곳만 영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