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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fractal)

문경시 가은읍 막스뽀이의 방에서 하룻밤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희양산과 뇌정산 아래 농촌에서 天地同根 萬物一體를 온몸으로 삼투압중인 재호님을 다시 만났다.

말총머리를 뒤로 묶은 재호님의 첫인상은 한지공예 혹은 도자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농사헌다는 말을 듣고 적잖게 반가웠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아니 세상천지에 이렇게 멋진 농사꾼이 또 있단 말인가?

다부진 체격에 정제된 눈빛, 말하기보다는 들어주는 친화력을 겸비한 재호님은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총체적으로 19C이전의 농사짓는 선비랄까, 특유의 아우라가 풍겼다.


재호님 못지 않게 집 또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전래동화에서나 볼 수 있을 키작은 집도 인상적이며 집무실 겸 침실인 작은방 또한 잊혀지지 않을 정경이다

자리에 누우니 작은방 곳곳에는 흙내가 은은하며 멀리 개짖는 소리는 바로 문밖인 듯 너무나도 결이 곱다

생생한 짐승의 울음에 창문이 혹시 창호지창인가 했을 정도니...

방이라기보다는 다락에 가까운 작은 체적에 하얀 벽지로 덮인 키낮은 서까래, 여기에 흙벽까지 더해지니 더욱 섬세하게 들리는 것이다

1930년대 가난했지만 기개만큼은 형형했던 막스뽀이의 방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면 그건 바로 재호님의 방일 것이다

엥겔스걸은 한번썩 왕림허고 있는 것일까...

    


멀리 문경시 가은읍 희양산 정경, 999m







재호님이 터잡은 부락 정경

부락초입에 왠 단군성전이라는 푯말이 보이길래 뭔가 물어봤더니 역시 생각한 대로였다

그렇담 우주의 기가 응축된 부락인가...






재호님 또한 티코를 타고 댕긴다

봅슬레이틱과 잠시 바꿔 타 봤는데 재호님 티코 또한 엔진이 제대로 질이 나 있다

어찌나 민첩허든지 짜릿함이 거의 sm525v급이다





재호님이 직접 주조한 막걸리를 갖다가 삼베천으로 히서 짜고 있는 중이다

손놀림을 포함한 신체의 율동이랄까, 남자의 몸짓이라고 하기엔 고잉장히 섬세한 것이 혼불의 강실이를 보는 듯 하다





새북 02:00까지 이런저런 정담을 나눈다





이튿날 재호님의 RX125를 타 본다

간만에 타 본 125cc

뿌다다다당~~~

풍신은 인민군이 버리고 간 몰골인데 항시 일발시동이란다

작것 효성스즈끼 파이팅이다





가은읍내를 부유허던 중 조우한 이웃

표정하나만으로도 폭소가 터진다




 201612월 평일 한낮의 가은읍 본정통 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