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후기 (전반, 농업)
문밖에 나갈 필요 없이 독서묵상만으로도 능히 세상천지를 알 수 있다는 장자의 어록에 깊이 공감허는 터이지만 논두렁에서 하노이 구심지까지 베트남의 모든 것이 새롭고 경이로웠다
베트남에 대한 이해가 일천하며 피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하노이 상공에 가까울수록 구름아래 비치는 구불구불한 논두렁과 모내기중인 농부들이 가장 먼저 맞이한다
공항전면에 HANG KHON은 항공으로 짐작된다
중국문자의 흔적은 그 뿐이었다
오래된 사원의 입구나 극히 일부 상점간판 외에는 한자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2월말의 하노이는 흡사 우리의 4월말이나 5월초 정도로 온화하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하롱시까지 창밧긔 펼쳐진 농경지를 유심히 구다본다
대부분의 논이 구불구불하고 이따금씩 농부들의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흙먼지를 날리고 있다
영화에서 봤던 녹색 군인모를 쓴 농민도 있으나 거개의 농민은 베트남 전통모-논-을 쓰고 손써래질에 손모내기중이며
논두렁 어디에도 농기계의 흔적은 없으며 트랙터, 이앙기 한 대를 보지 못 했다
고령자 일색인 우나나라와는 달리 농부들도 한결 젊어 보이는데 기나긴 전쟁으로 인해 전인구의 70%가 30세 이하자인 영향이겠다
가장 놀라운 건 논두렁 곳곳에 모신 묘지(사당)이다
집에는 잠만 자러 오갈 뿐 영혼은 오롯이 논두렁에 두고 산다고 했던가, 이곳에서도 논농사는 생활 이상의 신앙이다
마당 텃밭 한구석에 벼를 심어놓은 교또의 어느 민가, 부뚜막에 조앙신을 모셔 놓던 우리네 할머니와 같은 쌀숭배의 또다른 모습이다
행복지수 세계 2위국이라 그런지 짐승조차 삶의 질이 높아 보인다
점빵 앞 견공들은 푸지게 자고 있고 논두럭이나 뚝방의 소들도 평화로이 풀을 뜯으며 무논 곳곳에는 오리떼들이 유영중이다
3박4일간 유심히 구다봤지만 밀집사육의 현장은 없다
1인당 소득은 1/10이라 하지만 농민이나 가축이나 1인당 행복은 대한민국의 열배 이상일 터.
농촌, 농민, 농산물이 즐거운 곳, 삼락농업의 표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유로이 풀 뜯는 소는 30년만이다
논두렁에 영혼을 두고 산다는 이 곳, 베트남
목하 모내기철로 훈짐 넘치는 논두렁도 근 30년만이다
면소재시 점빵느낌의 가로도 30년만이다
노이바이공항에서 下龍(하롱)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변으로 흙길인 보도가 곳곳에 보인다
마당이건 길가시건 이곳 견공의 9할은 수면 중이다
쫓기듯 부유하는 개, 먼가를 경계하는 개는 좀체로 볼 수 없었다
전형적인 읍소재지 분위기의 하롱시
하롱시 밤거리를 걸으며
남방이라서 근가, 상하이 외곽의 이면도로와 비슷한 풍광이기도 하다
깜냥 근대화된 풍모의 크피샵
역시 자다가 깬 견공2
닌빈근처의 휴게소.
80년대 중반 섬진강변 어느 휴게소에 들른 듯 꿈에서나 봄직한 익숙한 기시감은 계속 이어진다
1010년 이후 천년고도 河內(하노이)의 還劍(호안끼엠)호수변 중심가
이 일대 역시 上海상하이시 우루무치루를 보는 듯 매 골목골목 오래된 반가움이 넘쳐난다
관광객을 위한 인력거.
노인일자리창출로도 모범일 터
언뜻 후원에 베스파 한 대가 놓여있기 이태리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허는 상공진흥관정도로 보인다
얼추 Tran Nguyen Han 일대로 유투브로 본 하노이영상에 자주 등장허는 곳이었다
한눈에도 오래된 거리다
상하이로 치면 老街(라오지에)가 떠오르는데 서울로 치면 어디일까...
흙벽, 나무창틀, 얼기설기 얽힌 전선뭉치, 지멋대로 뻗은 나뭇가지 등 우리나라 같으면 진작에 일소되었을 퓡경의 잔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죈종일 서서 지켜봐도 경이롭기만 한 Tran Nguyen Han의 군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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