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일대를 돌아보며

귀국 후 내려오는 길에 삽교방조제를 건너 태안 이원면까지 가 보았다.

92~94년도 태안에 거주헐 때 초가을 새벽공기가 좋아서, 한여름 밤안개가 좋아서 수도 없이 즐겨찾던 드라이빙 코스가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 당산리, 포지리 등 가로림만 일대였다.  603번 지방도 사창리 부근에서 갈라지는 5km정도의 군도를 따라서 왼쪽은 자그마한 산자락이 이어지고, 오른쪽은 야트막헌 구릉과 함께 가로림만 갯벌이 포근허게 펼쳐진다. 당시는 흙길이었는데 지금은 마지막 언덕배기 몇 미터만 남겨두고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그나마 태안군내에서는 개발의 손길을 거의 타지 않은 곳이다. 산너머 저쪽은 원북면과 이원면을 잇는 뚝때문에 갯벌이 유실된 곳이지만, 이쪽은 아직까지도 갯벌을 오롯히 껴안고 있어 더욱 애틋헌 느낌이다.

그러나 이곳에 대규모 조력발전소를 짓는다고 허니 얼마나 더 가로림만 갯벌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몇 개월짜리 관제용역은 수만년 갯벌을 무섭게 목 조르고 죽일 것이다. 위에서 결정허면 모든 것이 시급허게 마무리지어야 헐 지역현안으로 둔갑허는 것이 행정의 속성이다. 나라에서 허는 일인데 감히 반대 따위는 있을 수 없다. 하나 되어 바꿔야 헌다.

 

가로림만 창촌저수지

 

 

 집에 가는 아이들

‘안녕하세요?’ 

수줍게 인사허며 지나간다.

가야 헐 학원도 없을 것이니 아이들 발걸음이 더욱 여유로와 보인다.

매일 창촌저수지에서 세계를 보는 아이들이니만큼 사각 콩크리트에 갇혀 사육되고 있는 아이들보다 훨씬 건강허게 클 것이다.  

 

 

태풍 콤파스에 무너진 ‘당산리’ 마을간판

 

원북면 당산리 일대 들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