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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완주군(이서면) 이모저모

원평시장 집칠간판, 효성스즈끼


볕이 보약인 오늘 효성스즈끼 GSX250E를 잠시 끄시고 나와 마실길과 뚝방길만 경유하여 몇 년만에 원평시장을 찾는다. 이리 북부시장과 같이 4, 9일이 장날이라 20일에 찾은 원평시장은 마실 나온 노인네들은 보이지 않고 고양이들만 곳곳에서 또아리튼 채 볕을 쬐고 있다. 하이바에서는 피아노팝송이 감미롭게 흐르고 있으니 쓴 채 걸으며 장옥 이곳저곳을 부유헌다. 안쪽 장옥의 허름한 단칸방에서 기거 중인 수염허근 영감형이 잘 지내고 있나 궁금했던 터다. 오늘은 뵐 수 있을까.. 7~8년 전 영감형은 원평농협 주차장 한켠에 있는 구두닦이 하꼬방에서 살았는데 아마도 농협측에서 제지하지 않았을까, 몇 해 전 보니 시장 장옥의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영감형은 왼갖 잡동사니를 집앞에 쌓아두고 산다. 법랑냄비, 거울, 난로, 전축, 행복한 화상, 이소룡 브로마이드, 고데기, 드라이기, 하회탈, 운동화, 구두, 워카, 덴마크제 수제쿠키 깡통, 브루스타, 문짝, 멈춘 시계, 억새묶음, 빈 양주병 등속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한켠에는 빵이 큰 냥이 한 마리가 경복궁 해태상마냥 우두커니 이방인을 직시헌다. 단칸방 미닫이문은 닫혀있고 댓돌 아래엔 신발이 없다. 출타중인 것으로 보인다. 설령 인사를 건네더라도 나를 알아보기나 할까? 멍허니 냥이만 쳐다보고 다시 장옥 골목 안쪽으로 조금 더 걷는다. 예의 붉은 와꾸에 쪽빛으로 정성들여 쓴 효성스즈끼 간판을 마주한다. 고추가 익어가는 붉은 가을에 붉은 탱크를 한 효성스즈끼를 끄시고 와서일까, 오늘은 간판이 더욱 애틋하게 보인다. 직접 그린 간판인데 폐업한 센터에서 날로 후락해 가는 게 안타까워 뜯어왔을 것이다. 효성스즈끼 GSX250E와 나란히 한 캇 박는다. 간판개선이네, 경관개선이네 해서 이제는 면단위 시골에서도 손글씨 간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니 오래된 손간판을 귀경하는 맛이 갈수록 각별해진다. 81년식 효성 스즈끼 오도바이와 와꾸를 각목으로 짜고 양철판떼기을 오려 붙인 간판 중 어느 것이 더 잡수셨을라나... 



  81년식 효성 스즈끼 오도바이와 와꾸를 각목으로 짜고 양철판떼기을 오려 붙인 간판 중 어느 것이 더 잡수셨을라나... 
















7~8년 전 영감형은 원평농협 주차장 한켠에 있는 구두닦이 하꼬방에서 살았는데

아마도 농협측에서 제지하지 않았을까,

몇 해 전 보니 시장 장옥의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영감형은 왼갖 잡동사니를 집앞에 쌓아두고 산다.














골목 수목원 정경













이젠 보기 심든 효성 크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