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하면 전두환의 고향, 일해공원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대구에 갈 때는 거창을, 진주나 부산은 함양과 산청을 경유하나 합천은 좀체로 발 디딜 일조차 없었던 곳이다. 합천에 대형 모터라드 카페가 개업헌다기에 ‘아니 벽촌에 웬 모터라드인가?’ 했으나 전체 지도로 구다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전, 전주, 광주, 순천, 광양, 사천, 거제, 통영, 마산, 창원, 부산, 울산, 대구, 구미, 김천 등 지방의 주요 거점도시들이 반경 100~200km에서 합천을 에워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배기량 좀 있는 오도바이에게 100~200km 거리는 날 받아서 돌아댕기기에 좋은 거리다. 문경이 한반도 남쪽의 정중앙이요, 합천은 충청, 전라, 경상의 정중앙이었던 것이다. 네비로 어림해 보니 전주에서 합천까지 160km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얼추 시간 반 거리, 오도바이는 쉬지 않고 달려 두시간 거리다. 11시 동전주에서 출발하여 멀리 육십령에 가까워질수록 아직도 쌓여있는 잔설이 이국적이다. 잠시잠깐 밀라노를 경유하여 스위스로 넘어가는 알펜시아 느낌이다. 노조미, 자민, 철호 등 일행 넷은 정상휴게소에서 꽃차와 돈까스를 패키지로 먹으며 대형 화목난로로 몸을 녹인다. 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겨울이다. “앗따 냐앙 괴기 좋그만요, 꽃차도 많이 드셔요, 야가 또 몸을 따땃허게 히 준게요.” 여타 휴게소라면 호텔 캘리포니아나 그집앞 등 7080풍의 가락들이 점령했을 터이나 이곳은 가야금 선율이 은은허다. 육십령 꼬부랑길을 넘어 새로 닦인 3번 국도는 아우토반을 방불케 하고 합천호를 에둘러가는 산길도 일품이다. 두어시간을 달려 도착한 합천모터라드는 개업식답게 인산인해다. 각양각색의 오도바이들도 저마다의 풍신과 마후라 일성으로 토사곽란 중이니 가히 양평 만남의 광장 못지 않은 위용이다. 마당 한켠 대형트럭 짐칸에 가설한 무대에서는 캔암 신차를 홍보하기 위해 사역한 일군의 레이싱걸들이 한껏 몸매를 뽐내며 사지육신을 또아리틀며, 크피샵 매대에서는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홍안의 처자들이 크피를 내리느라 눈빛이 번들번들허다. “아따 냐앙 A핑크급이라고 허드만 조깨 과장되앗그만요.” “그리도 작것들 냐앙 워낙 꽃띠라서 다들 이뻐 보이는디요.” “그르긴 혀요 머니머니히도 나이가 깡팬게요.”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카페의 정경은 마침 쨍헌 봄볕으로 화사와 분주가 더욱 극대화된다. 매연조차 아련해진다. |
11시 동전주에서 출발하여 멀리 육십령에 가까워질수록 아직도 쌓여있는 잔설이 이국적이다.
잠시잠깐 밀라노를 경유하여 스위스로 넘어가는 알펜시아 느낌이다.
여타 휴게소라면 호텔 캘리포니아나 그집앞 등 7080풍의 가락들이 점령했을 터이나 이곳은 가야금 선율이 은은허다.
“앗따 냐앙 괴기 좋그만요, 꽃차도 많이 드셔요,
야가 또 몸을 따땃허게 히 준게요.”
두어시간을 달려 도착한 합천모터라드는 개업식답게 인산인해다.
각양각색의 오도바이들도 저마다의 풍신과 마후라 일성으로 토사곽란 중이니...
마당 한켠 대형트럭 짐칸에 가설한 무대에서는 캔암 신차를 홍보하기 위해 사역한 일군의 레이싱걸들이 한껏 몸매를 뽐내며 사지육신을 또아리틀며,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카페의 정경은 마침 쨍헌 봄볕으로 화사와 분주가 더욱 극대화된다.
매연조차 아련해진다.
상관 못 미쳐 국도변 휴게소에서 오늘의 아도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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