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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fractal)

벌교 슬로우 카페 아즘찬이에 댕겨와


전주시내를 동서와 남북으로 관통하여 17번 전주-남원간 국도를 경유하여 계속 국도로만 달린다. 쾌속과 완속을 병행하며 달리니 평균연비도 쭉쭉 올라간다. 장착직후엔 175/50사이즈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는데 오늘은 완전히 털어내 버린다. 남원을 지나 섬진강을 우로 끼고 달린다. 완연한 가을이다. 곳곳에 행락객들의 오색 등산화와 총천연색 단풍이 절경이다. “어떻게 이런 차를 운전허시나요, 저도 좀 하고 싶네요, 저 아빠 봉고차랑 친구 마티즈 수동도 가끔 운전해요~” “하하 이건 연습 좀 히야 돼요, 못 허실틴디...~” 시간이 좀 부족해 보여 구례구역을 지나서는 전주-순천간 고속도로에 올라 30여분을 더 달린다. 벌교는 목하 꼬막축제중이라 본정통은 흡사 성탄절이븐날 명동 이면도로마냥 잡차들로 움쭉달싹 움직이질 못 헌다. “아니 여기는 읍이 아니고 먼 시 같기도 허고 군산 근대문화유산의 거리느낌이 물씬 풍기는디요.” 나름 인문지리에 관심있는데도 벌교 하면 보성벌교인지? 순찬벌교인지?가물가물하다. 읍치고는 상당히 규모가 있어 보인다. 간신히 외곽에 차를 대고 국일식당까지 느리게 걷는다. 그러고보니 쭌이 추천해준 국일식당은 경향신문에서도 읽었던 곳이다. 60~70년대 민가를 그대로 살려 아늑한 느낌이다. 한식 상차림의 시작은 얇디얇은 세맨포대 재질의 갱지를 까는 것인데 이젠 문학에서나 볼 정경이다. 이젠 비니루가 깔린다. 민물새우가 들어간 된장국 냄비를 가운데로, 꼬막무침, 찐꼬막, 무명씨 생선포찜, , 큰새우 두 마리, , 짐치 등이 나선형으로 배치된다. 확실히 산지라서 꼬막무침이 전주것과는 레베루차이가 감지된다. “아니 대하를 껍질채 드세요???” “네 엥간하믄 다 씹어먹어버려요, 앗따 냐앙 겁나게 맛나그만요~” 1시간여 식사 후 오늘의 목적지인 슬로우카페 지향의 아즘찬이에 들른다. 그러고보니 쭌은 한 6~7년만에 보는 셈이다.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실내장식에 안락의자에 파묻힌 중년의 남녀손님도 식자가 넘쳐 보인다. 갖가지 예술작품과 소품, 실내장식 중 군계일학은 안쪽 칠판에 철수와영희체로 쓴 토지는 농민에게 공장은 노동자에게란 문구다. 망치까지 그려넣었다. “이게 머여 혁명혀? 아니 낫까지 그려 넣으면 완전 쏘비에트긋그만~” “하하 그건 차마 못 그려넣고 모자로 대체했어~” 우리가 앉은 벽에는 정부미포대를 입은 백남기 농민이 걸려있고 바로 아래 작은 서가에 몇 권의 책이 보인다. 그 중 몇 년전 열도를 강타했던 총천연색 福丸고양이집을 꺼내 한 장 한 장 넘겨준다. “이건 머 짐승이 아니라 가족인디요, 이거 봐요, 이건 할머니하고 고양이허고 심장박동이 같으야만 나올 수 있는 얼골이그만요~” 쭌은 오도바이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으며 사약 몇 잔을 내린다. 덕이 살짝 묻는다 아니 친구분도 오도바이를 타시나봐요?” “긍궤요 머 이짝 계열이 다 글죠 머~~” 덕의 호기심어린 눈빛이 한층 맑아 보이며 마란츠데크에서는 변진섭의 3B면 대표곡이 찬찬히 흐른다.












확실히 산지라서 꼬막무침이 전주것과는 레베루차이가 감지된다.



벌교는 목하 꼬막축제중이라 본정통은 흡사 성탄절이븐날 명동 이면도로마냥 잡차들로 움쭉달싹 움직이질 못 헌다.
















군계일학은 안쪽 칠판에 철수와영희체로 쓴 토지는 농민에게 공장은 노동자에게란 문구다. 망치까지 그려넣었다.

이게 머여 혁명혀? 아니 낫까지 그려 넣으면 완전 쏘비에트긋그만~”




 마란츠데크에서는 변진섭의 3B면 대표곡이 찬찬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