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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fractal)

10년만에 자전거로 백운을 톺아보다

일요일 오후, 얼마만의 백운고원길 라이딩인가. 10년만이다. 강산이 한번 변했어도 백운은 여전히 천혜의 경관을 자랑헌다. 서쪽 멀리 900m의 내동산이 웅장하고 동쪽 윤기부락 바로뒤 1200m의 덕태산이 가파르다. 백운들판 서편 가장자리로는 섬진강 상류가 또아리틀고 있다. 강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동네하천이다. 지도를 보고선 섬진강인줄 알았지 누가 강, 그것도 섬진강인줄 알겠는가. 2대의 자전거로 달리는 천변은 마침 오후 다삿시의 바람이 왕성허고 서쪽해가 주는 원적외선까지 더해진다. 덕분에 온몸 가득히 현묘한 기가 흐른다. 일요일 오후지만 여기저기 작물을 예비허는 로타리작업이 한창인지라 부락민에게 다소 미안헌 마음으로 인사허며 지나친다. “앗따 제가 어릴 때는 밭갈다가 상평통보도 나오고, 융니오 총탄도 나오고 그릿는디 그 시절은 차라리 조선말엽였는가벼요. 세월이 징그랍그만요.” “그러게요 저도 상평통보는 본거 같아요.” “긍궤요이 글고본게 우리도 솔찮이 연식이 있그만요, 아 그시절 삐삐라도 치고 그릿으야는디 서로들 머더고 댕깃는가 몰라~” 저 쪽 하우스옆 농로에는 목하 갈색줄무늬가 정갈한 냥이 한마리가 좋은 놀잇감이라도 감지헌 모양인지 한껏 탄력을 머금은 자세로 비상을 예비중이다. “저 작것이 쥐새끼를 봤나, 얼래? ” 냥이는 일순 농로옆 배수구로 사라져버린다.



10년만에 백운면 섬진강 따라 자전거로 한바리 중







느을 찾는 백운물레방앗










방앗간 수차를 돌리던 섬진강 물살 정경




윤기부락은 좋겠다 입구에 당산나무가 있어서










도곳통으로도 기능한 무명씨 돌




티코의 엄청난 공간능력

자전차 2대도 거뜬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