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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이모저모

가다가다 멀어서 가다만대 태안 만대포구

라이딩하기에 연일 최적의 날이니 먼 환청이 들리는가, 멀리 태안에서 어서오라 손짓이다. 아니 갈 수 있겠는가. 하여 최애 오도바이, 효성즈즈끼 둘반으로 태안을 향해 출발하였다. 서천읍과 비인4거리를 지나 긴 오르막길에서 탄력좋게 땡기는데 “얼래??? 야가 또 먼일이여?” 약한 찐빠가 감지된다. 저번 봄, 연료가 간당간당해서 생긴 찐빠를 빼면 사실상 엔진도리까이 후 처음 겪는 찐빠다. 노견이 넓은 곳에서 슨게 망정이지 어디 긴 터널안에서 섰다면 어쨌을 것인가? 급히 꺽정스러워지니 올라갈 마음이 싹 사라져 버린다. 다행히 돌아오는동안은 더 이상 찐빠는 없었다.

기화기의 감성, 개부운 몸놀림, 38년간의 숙성의 맛 등 효성스즈끼 둘반의 재미가 팔백이를 압도헌지 오래다. 지난 1년간 주행거리를 보면 팔백이는 겨우 2천키론데 둘반은 거의 5천키로다. 그나마 팔백이는 의무감에서 깔짝깔짝이나마 타서 이정도니 감가상각의 부담을 털어내고자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조만간 바이코스에 위탁 맽길 심산으로 몇 년만에 광도 냈는데 이건 또 먼 조화인가, 팔백이의 추억을 되새김질하고자 마후라를 교환험서 찍어뒀던 유툽영상을 보니 ‘아니 먼 배기음이 이렇게 또 박력있는 것여, 세상에 이런 마후라음이 또 있을까..’허는 생각에 팔 생각은 일시에 사그라든다. 더군다나 둘반에서는 찐빠가 느껴졌으니 팔백이를 가지고 있어야 할 구실이 더욱 부각되었다.

 

저번주에 못 간 태안을 이번주에는 팔백이를 끄시고 간다. 오전에 이것저것 잡사를 마치고 이서를 출발허는 시각이 13:45분, 마산천을 따라 전군간 번영도로에 합류, 다시 금강하구둑을 건너 비인4거리 자연채식부페까지 딱 1시간이 걸린다. 오고가며 먹기 좋은, 사찰식 반찬인 깻잎에 짐치, 호박나물, 맑은 된장국으로 한끄니헌다. 저녁에는 따로 먹을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대략 1.5인분 정도 든든허게 먹어둔다. 인근에서 일하는 외국인들도 보이고, 작업중에 포터나 트랙터를 끄시고 온 초로의 아자씨들은 심지어 쐬주까지 각 1병썩들 찌크리고 있으니 진풍경은 진풍경이다. 다시 21번 국도를 타고 북으로 북으로 달려 어느새 보령 외곽도로 입구다. 여기서부터 한 5키로는 전용도로구간이나 눈 딱 감고 올라타 버렸다. 언제부턴가 대략 120k부터는 와리가리가 감지된다. 어차피 그 이상 달릴 일이 없으니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다. 간혹 140키로 이상 땡겨도 멀쩡할 때가 있는데 이건 오도바이문제인지 풍향의 문제인지 여전히 아리까리허다. 홍성을 지나 항상 AB지구로 히서 태안에 진입했으나 이번에는 토요일 오후인 관계로 다소 밀릴까 우려되어 서산방향으로 직진했다. 서산 못 미쳐 해미에서 잠시 쉬어간다. 해미읍성 일대는 얼추 북촌 비스무리헐 정도로 근대화되어 있다. 사약한잔 음미하며 천천히 거리를 걷는다. 서산에 걸맞지 않게 라틴어풍의 간판을 내건 크피숍이 여기저기 웅숭거리고 있다. 벌써 겨울인가? 서산넘어 빠르게 해가 기운다. 10여분을 더 달려 어느새 서산외곽, ‘앗따 서산에 비엠떠브류 대리점도 있눼이?’ 각양각색의 브랜드아파트는 물론이요, 뜻 모를 라틴이름의 아파트도 여기저기 창생중이다. 심지어 판상형 와꾸의 코오롱 머시기뷰 주상복합건물까지 위용을 뽐내고 있다. 대체 여기가 내가 알던 서산, 어리굴젓의 본향이 맞나 싶다. 서산과 태안의 중간쯤 어송검문소에서 어송산쪽으로 틀어 가로림만을 달린다. 때마침 지는 해와 시선이 낮게 일치헌다. 도로는 화염으로 붉고 가로림만 기수역에 물안개가 뿌옇다. 원이반도의 시작점, 원북면 초입의 씨유편의점에서 저녁으로 대용할 샌드위치와 대용량 캔맥주도 한캔 사이등박스에 넣고 다시 태안의 북쪽 끝자락인 만대포구를 향해 달린다. 가다가다 멀어서 가다만대, 만대포구. 지금이야 아스파트 포장길이니 태안에서 만대포구까지 아스팔트 포장길로 30키로 거리지만 그 옛날 비포장일때는 어떻게들 살았을까... 만대포구가 가까워질수록 지방로는 더욱 구절양장이고 사위는 이미 밤이다. 후딱 민박집에 안착히야니 한결 고아루피엠으로 땡긴다. 양옆 소나무숲에서 반향되어 울리는 배기음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최상의 심포니다. 이 짧은 순간을 만끽하고자 200키로를 달려온 것이다.

 

오고가며 먹기 좋은, 사찰식 반찬인 깻잎에 짐치, 호박나물, 맑은 된장국으로 한끄니헌다

 

 

 

 

 

서산에 걸맞지 않게 라틴어풍의 간판을 내건 크피숍이 여기저기 웅숭거리고 있다

 

 

때마침 지는 해와 시선이 낮게 일치헌다. 도로는 화염으로 붉고 가로림만 기수역에 물안개가 뿌옇다.

 

다행히 민박집에서 김장김치용 비니루를  주셔서 살포시 덮어줬다

 

 

 

 

 

 

 

 

 

 

 

 

 

 

 

 

 

 

 

 

 

 

 

옆 소나무숲에서 반향되어 울리는 배기음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최상의 심포니다.
이 짧은 순간을 만끽하고자 200키로를 달려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