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원사로 해서 금산사까지 모악산을 넘어왔다.
‘88년 봄에 넘어보고 22년만인데
특히 정상에서 금산사로 내려가는 곳의 등산로는 하도 잘 정비해 둬
그때에 비해 지나치게 수월하게 댕겨 온 듯 하다.
아침마다 베란다에서 빛감허는 산이건만 22년만이라니...
내가 무심한 건지, 세월이 무심한 건지...
산은 산이로되
지난 22년간 그랬듯 내게 있어 모악산은
앞으로도 지켜보는 산으로만 남아 있을 것 같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등산로 초입이 각종 상가로 번잡해졌고
금산사 또한 많이 ‘상업화’되어 있기 때문일까?
한적한 산에서 느낄 수 있는 객창감, 고요함을 심히 삭감시키는 요인이다.
15년 전 정읍 금강제화서 산 랜드로바 등산화를 실제 신은 날을 손으로 꼽자면 한달도 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산행으로 등산화에 모처럼만에 훈김을 불어넣어 줬으니 뿌듯하다.
<대원사 부근 등산로의 소나무>
무슨 사연으로 두팔 모아 하늘을 떠받들게 되었을까...
<정상에서>
서해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심히 차나 견딜만 하다.
등산복도 걸치지 않고 산에 오르는 건
이렇게 땡헌 바람을 온몸으로 호흡하기 위함이다.
<금산사로 내려가는 능선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게 뻗은, 소나무 가지가 드리워진 바위덩어리들은 고부 두승산의 그것과 흡사하다.
서기 762년 어느날 바로 여기에서 진표율사도 쉬어갔으리라.
<금산사 미륵전 앞>
<금산사 천왕문 앞>
두 다리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건,
땅에 박혀 숨 쉬는 것이건
생명의 기본원리는 경이롭게도 유사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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