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을 악보처럼, 바람을 음악처럼
김제시 원평에서 수류성당쪽으로 뚝방길 따라 5~6km 정도 달리면 만나는 수류교는 여타 다리와는 다른 아우라가 느껴진다. 콩크리트로 만든 다리나 수십년 세월의 이끼가 검게 웅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길의 오래된 다리는 오가던 이를 절로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100년 전 오늘 이다리를 건너던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상념에 젖었으리라...
능선에서 바로 본 원평 및 희미하게 보이는 김제시.
자전거는 달리고 싶으나 염소방목, 약초재배 등의 이유로 영농조합에서 시커멓게 금줄을 쳐 놓았다.
산정상 부근 능선에는 왕복 6~7km 길이의 임도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늦가을이나 햇빛이 적고 신선한 바람이 왕래하는 곳이니 도로를 따라 난 풀이 늦봄인 양 파릇파릇하다. 능선을 악보인 듯 읽으며 오르락 내리락하니 귀를 스치는 바람조차 높낮이가 느껴진다.
수류성당에서 원평으로 나오는 천변에서 만난 화율초등학교 어린이.
어린이 삼형제가 모래찜질도 하고 마리당 1,000원에 산 무명씨 강아지 세마리와 교감도 하고...모처럼만에 보는, 음풍농월하는 촌아이들이다. 흙밟고 크는 강아지답게 다리가 튼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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