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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완주군(이서면) 이모저모

APE100으로 청도리 백운동에 오르다

장기요양중인 SL100대신 임시로 APE100을 받아왔다. 앗따 쬐깐헌 것이 빳따도 좋지, 신형이라서 보들보들 브레크도 쌔놈같고 미니바이크이니 골목골목 쑤시고 댕기는 재미가 쏠쏠허다. 어디 잘 숙성된 몽키류의 올드바이크는 없을까, 역시 오도바이는 배기량마다 특유의 손맛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한시적으로 타는 APE100이니 간만에 임도나 좀 타볼까,하여 그간 엄두가 나지 않던 금산면 청도리 정상에 하올로 독거중인 천국사가 떠오르니 바로 사슴가죽장갑과 하이바를 챙겨 킥질을 헌다. 금구면 선암마을 뒷산을 넘어 금산면 청도리까지 이어지는 내리막을 툴툴툴 내려간다. 산길 한켠에 1000년째 칩거중인 고려조 3층석탑도 오랜만이다. 석탑을 지나니 양귀자의 숨은꽃의 주무대인 귀신사가 예수마냥 청도리를 인자하게 감싸고 있다. 귀신歸信, 이름과는 달리 믿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이요, 信신, 사람의 말에는 무릇 믿음이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그러고보니 귀신사가 예사 현판이 아니다. 귀신사에 이어 전주-금평저수지를 잇는 712번 지방로를 건넌다. 천국사로 이어지는 구절양장 오르막 산길이 여긴가, 저긴가, 아무튼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100cc오도바이는 뾰로로롱 잘도 오른다. ‘팔백이는커녕 250cc만 되어도 부담일텐...’ 산정상에는 목하 두릅나무가 다가올 첫순을 예비중이고 어귀어귀 노송은 산신령이듯 오가는 등산객을 자애롭게 내려다본다. 이 외진 산정에 드문드문 산촌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옛날 신선의 후손일 수도 있겠다. 이 곳 산정에도 고샅은 칡넝쿨처럼 뻗어있고 천국사로 이어지는 길은 오리무중이다. 네비에도 없다. 신선촌을 백운동이라 부르고 있으니 아마도 천국사는 저멀리 구름뒤에 숨어 있진 않을까. 바람에 구름가듯 천국사도 그러하리라

이곳에 칩거한지 천년이다 

석탑의 세월이 경이롭다


 

 

 

 

 

 

바로옆 크피샵에서 땅콩에 사약을 음미허며 박완서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