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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fractal)

7년만에 월남

 

2016. 2월 이후 7년만에 재방문한 월남

노이바이공항으로 입국해서 하노이에서 1, 서너시간 달려 하롱베이까지

7년전과 같은 동선이다

이야말로 디지털트윈에 버금가는 트래블트윈.

7년이라, 유년기의 7년은 엄청난 변화의 세월인데 그간 원남은 뭣이 변했나, 크게는 못 느끼겠다

그래도 활자화하면 거리의 쓰레기가 상당량 줄었고, 하롱시에는 목하 대규모의 위락시설이 조성 중이다

KBS 이슈팩 쌤과함께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곽성일 박사가 2026년부터 하노이시내에서 엔진오토바이를 금지한다니 이거야말로 앞으로 엄청난 변화의 서막일 터.

 

하롱시 비벌리힐즈 언덕위 드로이호텔에 여장을 풀고 초저녁에 한 번, 이튿날 새북에 또 한 번, 두 번이나 호텔아랫마을 골목을 거쳐 바이차이(채소)시장까지 산책했다

84년 프랑스영화 귀여운반항아의 샤를롯갱스브로가 거주하는 동네를 보는 느낌이랄까

이 동네 집들은 그 시절 프랑스인들의 휴양지여서 상당히 규모가 있고 이국적이다

초저녁 골목으로 새어나오는 거실의 불빛이 정겹다

큼지막한 나무의자에 앉아 저녁을 먹거나, 텔레비 보거나, 혹은 왁자지껄 얘기 중이다

사람 사는거 어디나 다 같지.머 별거 있어?’

바나나 혹은 야자수처럼 잎사귀가 큰 초본식물이 대문과 골목 여기저기 미풍에 조는 듯 웅숭거린다

고즈넉하다

한여름에는 엄청난 청량감을 선사해 주겠지

 

이튿날 새북 다시 걷는다

300여미터 천천히 골목을 내려오니 이번에는 1992년 화제작 연인에서 봄직한 번잡한 재래식 시장이 시선을 압도한다

아직 일곱시도 안 된 시간인데 북적북적 삼례의 장날처럼 훈짐이 넘친다

새벽의 활기는 더운나라의 정서다

새북의 활청신함, 가없이 부럽구나

일정에 쫒기지 않는다면 한달 살기도 허것그만

슈퍼커브 바구니에 찬거리를 담고 진주나이차 한곱뿌 뽕뽕 삼키며 골목을 부유하는 일상.

오래된 가옥에 세를 얻어 아침마다 삐걱거리는 창을 열고 싶다

상상만으로 새들의 부산한 협연이 자동재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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