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시간도 아니고 10시간 넘는 비행은 2005년 영국 이후 19년 만이다. 미국은 언제 가보나 했는데 결국 이렇게 가 보는구나. 1.16. 오후 14:30 인천공항에서 이륙(LA시각 1.15. 오후 17:30)하여 LA시각 1.16. 05:00에 LAX에 도착, 얼추 12시간 걸렸다. 일금 240만원에 양계장 닭체험이랄까, 좁디 좁은 좌석에서 기내식도 먹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다 헌다.
LA공항에서 LA한인회관까지는 1시간 거리다. 1981년에 입주한 한인회관은 은마아파트 상가건물을 보는 듯 고아하다. 1층은 한인회 사무국이, 2~5층은 한인상가와 각종 협회가 입주했다. 한보건설에서 지었을까, 안내판도 은마아파트 상가안내판과 비슷하다. 한인타운 거리거리는 92. 4월 LA폭동사태당시 TV에서 보던 거리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보인다. 익숙하고 정겹다.
한인타운만이 아니다. Academy music award에서 본 1920년대 LA시가와 현재 LA시가는 우리처럼 상전벽해식의 괄목할 만한 변화는 없어 보인다. 100년 전에 이미 건물과 도로의 인프라가 구축되었을테니 미국은 미국이다. 거리거리 걷는 이들은 정통 백인보다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안이 더 많아 보인다. 다리 밑과 허름한 건물 앞은 홈리스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도 상당히 이국적이다.
숙소는 한인회관에서 2~3키로 거리에 900아파트로 제공해 주었다. 방 2개에 광활한 거실, 야외 테라스가 갖춰진 신축아파트로 월세가 한화 400~500수준이라 한다. 평수로 보면 내APT와 큰 차이없어 보이는데 월세는 무려 20배에 육반헌다. 대체 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 맞나? 아파트내 생활방식이나 세간살이도 한국과는 여러 가지로 다르다. 일단 이놈의 나라는 분리수거가 없고 일회용품 사용이 과다허다. 먹다 남은 음식은 용기채 시커먼 봉다리채 갖다 버리면 된다. 이건 편리헌 것이 아니라 내내 하지 말아야 헐 짓이라는 생각에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안방에서 밤새 도는 후앙소리도 불편했다. 온도조절도 직관적이지 못 해 셑팅된대로 몸을 적응시켰다. 침대는 왜 그리 출렁이는지, 방바닥에 익숙한 나는 자고 일어나도 개운한 맛이 없이 찌뿌둥했다. 최첨단 다이슨 헤야드라이어로 셑팅허다 듣보잡 드라이어로 말리려니 헤야스타이루도 안 산다. 가장 불편한 건 수돗물이 상당히 찜찔하다는 점. 세상에 LA시민들이 이런 하급수물로 씻고 닦고 빨고 마신다는 건데 내가 사는 곳의 수돗물과는 천양지차였다. 이서에서 나는 감로수를 마시고 있었던 셈이다.
아파트에서 맘에 드는 건 딱 하나. 900아파트 3층 거실은 한쪽이 전면 유리창이어서 제임스 M 우드대로 교차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더군다나 창밖 야외테라스에서는 공간감이 더욱 확장된다. 가히 이 곳에서 크피에 창밖을 구다보며 여생을 보내도 의미있을 것이라는 데까지 의식이 진행된다.
숙소인 900아파트 야외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JAMES M WOO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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