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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부안군(계화면) 이모저모

어사 박문수가 퇴임 후 정착하고 싶어 했던 그곳 - 부안 석불산

 

어사 박문수가 퇴임 후 정착하고 싶어 했던 그곳 - 부안 석불산


부안군 하서면 석불산에 댕겨오다


부안군 한가운데의 내변산은 기존 산맥과 연결되지 않고 바닷가에 홀로 우뚝 솟은 산이다. 태곳적 내변산의 융기가 없었다면 오늘날 부안군은 아마도 바다일 것이다.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내변산 외곽에 홀로 우뚝 솟아있는 산이 오늘 오른 석불산이다.

하서면 어디에서나 빙 둘러가며 볼 수 있는 주봉이며 내가 태어나고 자란 모태산이다.

모로지마을에서 석불산 중턱을 가로질러 석불사까지의 산길은 의복국민학교 소풍의 주코스여서 십여 차례나 오고 갔으나,

석불산은 가파르고 따로 산길도 보이지 않아 오른 적은 없었다.

지난 주말 사오년만에 가 보니 표지판과 함께 정상까지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

없던 길을 생짜로 맹근 것 같진 않고 산아래 주민들이 고사리 캐러, 토끼 잡으러 오르내리던 길에 침목을 놓고 곳곳에 로프를 묶어 조성한 듯 보인다. 

20여분만에 오른 정상 부근에는 한국전쟁 당시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비트로 추정되는 참호가 있다.

변산반도 북부지역에 상륙해 계화평야, 행안평야를 거쳐 부안까지의 적의 동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다.

한국전쟁뿐이겠는가?

이정도 지형이면 정상에 필시 봉수대의 흔적이 있을 터이나 무인 산불감시 철탑과 파고라가 설치되어 있어 확인할 길은 없다.


 

 

 

 

 내변산쪽으로 조망한 모습

 

 

 

노로지마을쪽으로 조망한 모습

노로지마을 앞은 청호저수지나 계화도 간척사업 이전까지는 포구였을 것이다. 어사 박문수가 삼천리를 돌아본 후 퇴임후 정착하고 싶은 곳으로 부안군 하서면 ‘노로지마을’을 꼽았을 정도로 풍광과 산세가 돋보이는 곳이다. 역시 안내 표지판에는 부귀와 자손이 번성할 지세라 적혀 있다.

 

 

 

등산로 침목아래서 발견한 야생화. 이름은?^^

 


 

산아래 관목지대로 태곳적에는 소류지였을 것이나 지금은 습지에서 땅으로 전이중으로 보인다.

 

 


노로지 마을 뒤편의 밭

곳곳의 돌무지와 땅에 박힌 거대한 암석으로 매끈한 밭은 아니다. 감자에 혹이 있고, 사람에겐 점이 박혀 있듯 밭에도 저런 곳이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뭐라고 부르는 명칭이 있을텐데...

 

 

돌담아래 ‘갓동(갓)’

갓은 바닷바람과 육지바람이 매섭게 교차하는 곳일수록 톡 쏘는 맛이 강하다. 바다가 지척인 곳이라 역시 범상치 않게 보인다. 공복에 산행후라 회가 동한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한 마리 소가 되어 한입 가득 베어 물고 싶으나 돌담이 가로막고 있다...

 

 

마을 공터에 놓여진 애마를 타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