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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군산,익산 등 전북일대

전주시 물왕멀 일대 댕겨 오다.

애초에 모래내에서 길을 잘 못 들어서인지, 혹은 차가 흐르는 대로 가서인지 애매허나

언제부턴가 전주시내를 가로지를 일이 있으면

 늘 사창가길, 동문교회, 금암동 KBS아래 고가도로, 전북대 구정문, 호반촌으로 이어지는 이면도로(권삼득로)를 애용헌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가로지를 일이 있으면 반드시 이 길을 타게 되는데

그나마 차가 적어 신호대기시 앞에 서기가 용이허고 매연에 적게 노출되기 때문이기도 허지만

 이일대 오래된 마을들을 보면 괜시리 정겨워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권삼득로 양옆으로는 상가보다는 마을들이 잇대어지는데

 그 중 동초등학교 일대의 물왕멀과 KBS전주총국 아래의 금암고등학교 일대 마을이 더욱 굉이 백혀 보인다.

 

금암동 일대는 저번 겨울이 살펴보았으니 이번엔 물왕멀 일대를 찬찬히 훑어본다.

 

처음에는 그곳이 물왕멀인 줄도 몰랐다. 간간히 먼 재개발이네, 도심 재정비네 히서 지방신문에서 언뜻 스칠 때마다

 마을 이름에 먼가 굉이 백힛그만허는 생각에 엷게 한번쯤 가 보고도 싶었지만

 어딘지 정확허게 모르고 또 막연히 그짝에 있겄지 헐 정도였지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았던 터이다.

 

어느날 일대에서 물왕멀로 혹은 반태산로로로 표기되어 있는 도로표지판과 맞닥뜨리게 된 후,

 결정적으로 물왕멀슈퍼 간판을 본 후 아 이곳이 바로 물왕멀이구나했다.

동네 이름은 물왕멀이요, 한가운데의 언덕(혹은 버덩)은 반태산이다.

 이 일대는 전주동초등학교, 신일중학교, 전주고등학교 등 학교를 제외하고는 눈에 뜨이는 기관이나 건물은 없는,

세월이 정체된 듯한 고즈넉함을 간직헌 곳이다.

차에서 내려 반태산 그곳이 반태산인지 100% 확신헐 순 없으나

 위치상 반태산으로 추정된다-에 올라 사위로 펼쳐지는 전주시내를 조망해 본 후

 다시 위성사진으로 일대를 살피니 얼추 서울 한복판의 남산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히 본다.

 자연스럽게 전주천은 한강에 비유된다.

도심 한 가운데 있는 산(버덩)이니만큼 그리고 야트막한 산이니만큼 숲은 없다.

능선에는 동덕사와 미륵사라는 작은 절이 두 곳 있고

대나무에 붉은 기를 올린 점집이 두어군데 있는 걸로 봐서 음기가 서린 곳으로 보인다.

음기는 주택가 담벼락에도 짙푸른 이끼로 웅숭거리는 중이다.

음기는 대문앞이서 졸고 있는 강아지의 심드렁헌 눈길에까지 이어진다.

이곳의 음기는 언제부터 웅숭거리게 된 것일까?

 반태산 주위로 후백제기 견훤이 쌓은 성곽터가 발견되었다 한다.

뺏고 뺏기는 전쟁의 와중에 이름모를 민의 주검들이 검은 흙에 각인되었을 것이고

자연스레 민의 발길이 끊기니 후엔 굶어 죽은 혹은 아파 죽은 아기들의 애장터로도 쓰이지 않았을까?

 한국전쟁시기에는 전주감옥소(지금의 동부교회 자리)에 수감되었던 좌익 사범들이 인근인 이곳, 반태산에서 학살당하진 않았을까?

 반태산 언저리의 음기를 가득 머금은 터앝의 소채들은 목하 전주의 폭염에 지쳐 숨구녁 숨구녁마다 마지막 남은 체액들을 밭고 있는 중이다.

 

 

 

 

 

물왕몰로 한 가운데

오토바이센터 옆 버덩으로 오르면 동덕사가 있고 동덕사 표지판 맞은편이 전주동초등학교다.

 

 

동덕사로 오르는 길

도심 한가운데서 이런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니 물왕멀이 더욱 애틋허게 다가온다

 

 

동덕사 일주문에서 바라 본 물왕멀로

 

 

 

 

반태산(혹은 버덩우그)에서 바라 본 전주시내 대우빌딩

 

 

 

반태산(혹은 버덩우그)에서 바라 본 멀리 전주 진북동 우성APT

 

 

 

반태산(혹은 버덩)우그에 있는 어느 민가

지은지 상당히 오래 돼 보이며 지붕은 개량힛다.

 

 

 

터앝을 일구고 계시는 어르신

아따 갱치가 아조 좋그만요, 또 시내 한가운디서 텃밭도 일구니 얼매나 좋으셔요?“

그려? 하이고 오르내릴란게 나는 심들어 죽겄드만...”

 

 

동덕사에서 올라 미륵사쪽을로 내리가는 길

나무 한그루는 흑백영상속의 wuthering heights에서 본 나무인 듯...

 

 

음기는 민가 담베락에 이끼로 화하여 웅숭거리는 중이다.

 

 

음기는 대문 앞 강아지의 눈길에까지 서려 있다.

 

 

 

또다른 사찰인 미륵사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