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반태미산, 물왕멀 일대를 돌다.
마흔이다.
누군가에게 쉽게 불리지도, 누군가를 쉽게 부를 수도 없는 나이다.
미래는 더 이상 궁금허지 않을 나이며, 지나간 과거가 점점 그리워지는 나이다.
미래가 있는 사짜는 탄탄대로를 고속으로 달리지만 미래가 없는 중생은 골목과 이면도로를 천천히 걷는다.
제아무리 수백억짜리 수퍼컴퓨터로 칠갑을 해도 일기예보는 여전히 춤을 추듯, 제 아무리 사짜가 정교헌 이론과 그럴 듯헌 수사로 미래를 꼬드기며 중생을 현혹허지만 그럴수록 미래는 꼬여만 가고 중생은 현란해져 갈 뿐이다.
도심지에서의 골목은 손대지 않은 과거가 오롯이 간직된 공간이다.
주차된 차와 오가는 사람들의 복장만 제외허면 모조리 30~40년 전 그대로의 정경이다.
부잡시란 오늘, 현란해질 내일에 지친 중생은 골목에서, 이면도로에서 게으른 숨을 쉰다.
손간판은 50년이 넘었고 쓰신분은 이미 고인이다.
동초등학교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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