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의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한 빗길드리이브 단상
4. 20일 토요일 이른 아침 깜냥 비가 내린다.
아스팔트에 듣는 빗방울도 봄비답게 생기있게 되튄다.
지난 겨울 왼갖 이물질로 쩔어 있던 터다.
차체를 털어내기에 좋은 기회라 모처럼만에 씨게 달려본다.
중화산동으로 히서 어은터널, 진북동을 거쳐 기린로에 오르니 비와 함께 난데없이 매화꽃잎이 눈송이처럼 펑펑 떨어진다.
가로수가 매화나무였나?
하늘을 우러러 보고 좌우를 고면히봐도 매화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매화가 아닌 눈이다.
눈과 비와 우박이 각각 1/3이 어우러진 형태로 4월 하순에는 좀체로 보기 힘든 장면이다.
상관쯤 히서 길가시에 있는 GS마트에 들러 아침 대용으로 보름달과 깡통커피를 산다.
“김정은이 준동허니 하늘이 잠시 현기증을 일으킨 것인게벼.”
계산대의 50대 중반의 아주머니는 4월에, 그것도 하순에 눈은 참 보기 힘든 일-아니 평생에 처음 보는 일이라 허신다.
“아따 냥 저 어릿을 적에 동네 아저씨들이 수 틀리면 이놈의 시상 김OO이 한번 밀으버리얀다는 세상한탄을 종종 듣곤 힛었는디요, 난데없는 눈비가 아조 신기허네요”
“그러게, 그때는 참 그런 말들을 종종 허고들 그릿는디.”
아주머니는 사람 좋은 얼굴로 씨언허게 웃으신다.
내내 새지 않던 빗방울이 미세허게 들이치기 시작헌다.
문짝을 열고 닫는 새, 창을 내리고 올린 새 와꾸에 먼가 틈이 생긴 모양이다.
‘글먼 그렇지...안 샌다 힛어’
멜론앱으로 듣는 김란영의 카페뮤직이 빗길의 추적임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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