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틱고 올해 들어 첫 서울출행
지난번 대전카에서 캬부 조시조정 후 여전히 엔진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고속탄력이 내내 쫀득쫀득허다. 날씨는 쾌적허고 도로는 이서에서 광화문까지
순조롭다. 게다가 좀체로 허지 않는 거품목욕으로 때 빼고 광까지 냈던 터라
티코는 더할나위 없이 상쾌허다.
출발헌지 2시간 반만에 한남대교를 지나 흘러흘러 묵정공원 지하까지 온다.
관리인이 무슨차냐고 묻는다. 지하주차장을 나와 퇴계로변에 웅숭거리는 여러
바이크샵을 귀경헌다. CB1100, 트라이엄프 본네빌, 버그만 스티커 에디션,
질레라 125가 눈길을 끈다. 가민에는 고품질의 gps기기들, 상하한벌에
3~400만원짜리 수트, 포르쉐 1/100 에디션 등이 진열되어 있다.
퇴계로에서 북으로 옮겨 중부시장을 걷는다. 이곳은 각종 건어물, 견과류가
특화되어 있는 곳이다. 시장 곳곳엔 커스텀튜닝을 한 생활인의 바이크가 붕붕거린다.
3,500원을 투입하고 묵정공원 지하공주차장을 빠져나와 종로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 일대 이면도로는 죄다 거주자 우선구역이나 자투리공간도 군데군데 보인다.
이면도로에 비집어 늫는다. 도서관 베란다에선 광화문 일대가 한눈에 잡힌다.
도로소음보다는 까치소리가 훨씬 선명허게 들릴정도로 고즈넉허다. 열람실에서 K신문
대신 H신문을 보며 예정시간까지 여백을 태운다. 오후 1시경 지하 구내식당에서
4,000원짜리 백반을 먹는다. 메뉴는 소고기국, 돼지두루치기, 순대어묵, 김치다.
점심 후 티코는 좀 더 안전한 곳인 종로문화체육센터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수영장, 클라이밍, 밸리댄스부터 서예, 꽃꽂이, 각종 인문학 강좌까지 구색이 이채롭다.
센터옆 언덕으로 히서 천천히 걷는다. 15년전 봤던 우정본부 숙소는 금화터널 바로
위에 여전히 웅숭거리고 있고 골목골목에는 저택이 백혀 있다. 이어 금화터널 옆
산등성이를 천천히 내려온다. 이곳은 70년대 골목을 오롯이 간직헌 곳이다.
지금은 목하 재개발중인지 집집마다 잿빛 콘크리트는 마지막 황혼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그것도 2014년 벽두에 70년대 정취를 가지고 있는 이곳이 애틋허다.
내년에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정경이다. 경복궁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이동한다.
전철안은 변함없이 스마트폰 천국이다. 젊은이들의 두발은 예전에 비해 많이 정제되었다.
의사당역에서 내려 목적지인 렉싱텅호텔까지 10여분 걷는다. 이미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
있고 공기는 차가워진다. 재킷에 와이셔츠만 입어서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창이 없는
렉싱턴호텔 10층 홀은 공기가 탁하고 약간은 후텁지근까지 하다. 1시간여 그렇고 그런
행사참여 후 다시 광화문역까지 지하철로 복귀헌다. 마을버스로 혹은 택시로 종로체육문화
센터까지 갈 수도 있으나 일부러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경복궁역에서 새검정으로 넘어가는 길가시에서 푸른 신호를 기다리던 중 메탈릭 엘란이
세검정 방향으로 지난다. 얼핏 먼 포르쉐인가 했는데 눈앞으로 스치는 걸 자세히 보니
엘란이다. 썬팅이 없는 투명한 유리가 멋스러웠고 외관도 순정 그대로였다.
신호를 건너 배화여대로 통하는 골목을 걷는다. 중간중간 괴기집에서 스미나오는
향신료 혹은 조미료내는 전주와는 다른 맛이다. 젊은이의 거리답게 아기자기하고 특색있는
가게들이 곳곳에 백혀 있다.
골목 끄트머리쯤 작은 버블티 가게가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니 중년의 여성이 맞이헌다.
벽면에는 비틀맵풍의 상해전도가 걸려있다. 여성은 상해 서남쪽의 한국인거주구역에서
생활했다 한다. 버블티의 맛은 상해의 쩐주나이차보다 알맹이가 적고 차도 소박헌 느낌이다.
간만에, 그것도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상해의 정취를 느끼며 종로문화센터로 느리게 느리게
걷는다.
종로도서관 앞 이면도로에 댄다
티코를 유심히 바라보는 앞 학원버스 기사님
종로문화체육센터 지하에 차를 대고
푸른집에서 남으로 창을 열면 마주보이는 이곳
시골정취가 물씬 풍기는 사직동이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경이 아니던가
여기에 차를 대고 경복궁역으로 종종종 걷는다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호텔 렉싱턴으로 걷는다
내려오는 길, 세종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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