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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800(2014 ~2023)

가와사키 w800 라이딩기

 

가와사키 W800 라이딩기

 

 

이제 500km 정도 탄다.

조금씩 조금씩 손발에 익어 가고 있으나,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의 좁은 골뱅이형 통로를 내려갈 때면

빨간 경광들을 무시한 채 올라오고 있는 차와 마주칠까 봐 연하게 긴장이 된다.

만곡과 경사가 어느정도 있어 일단 정지허기가 혹은 한쪽으로 급히 비키기가 용이치 않기 때문이다.

이웃 이타르퀸은 그 큰 GS1200으로도 아무런 저어함이 없이 골뱅이통로를 오르내린다허니

내가 아직 실력이 부족헌 탓일게다.

좀 더 익숙해져야겠다.

 

익사이팅400은 기어변속의 번거로움이 없으니 신호대기허는 차들 옆으로 살살 비집고 신호 맨앞에 서곤 했는데

W800은 변속의 묵짐함 때문에 그러기가 힘들다.

덕분에 매연을 내뿜는 트럭이나 버스뒤에서 신호대기하면 일부러 숨을 참고

신호가 풀리면 후딱 추월하여 참았던 숨을 쏟아낸다.

 

간만에 이타르퀸의 GS1200과 함께 격포항까지 라이딩헌다.

출발허기 전 이서면소 파고라에 앉아 서로의 바이크를 품평헌다.

GS는 골격부터가 거대허다.

170cm의 이타르퀸이 어떻게 콘트롤허는지 대단헐 지경이다.

별 문제 없다헌다.

아무리 적응과 스킬이 관건이라지만 줘도 못 탈 지경이다.

배기음도 웅장허다.

팔백이를 뒤따르는 내내 중장비가 초고속으로 쫓아오는 느낌이었으니...

부안외곽에서 돈지쪽으로 방향을 튼다.

길 양옆으로는 유아기의 모들이 목하 햇볕과 논물을 빨아들이며 몸집을 부쩍부쩍 불리고 있으며

해가 중천까지 다다르기 전에 서서히 달궈지고 있는 미풍도 상쾌허다.

창북리 화상부락 못 미쳐 어르신의 시티백이 꽤 탄력 좋게 주행중이다.

뒤따르는 나도 답답허지 않다.

시티백에 비해 배기량이 8배인 w8008배다 더 잘 나가가는 것도 아니고, 8배 더 지름을 먹는 것도 아니다.

가격은 8배 정도 비쌀 것이다.

사실 팔팔이나 시티백은 20년 전 잠깐잠깐 탔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는 분명치가 않다.

당시 잠깐 얻어탄 시티백으로 신나게 달렸던 태안 학암포, 구래포일대 비포장 산길의 호젓함,

사구 돌틈마다 삐죽거렸던 해변초의 갯내,

바닷바람이 전해주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은 지금도 시시때때로 흐물댄다.

20년 전 팔백이를 타고 바로 이 길을 주행했더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20년 후 환갑때까지도 계속 팔백이를 탄다면 지금 이 도로에서 또 어떤 상념일까?

 

격포에 도착해서 역시 뽕잎백합칼국수를 시킨다.

사람은 많지 않으며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드문드문 식사중이다.

편안한 자세로 천천히 만끽헌다.

격포차부에서 아맛나로 입가심을 허고 오래되어 보이는 직행버스를 찬찬히 뜯어보며 84~85년도쯤의 프런트엔진에서 리어엔진으로 바뀌던 버스를 끄집어낸다.

그 후 30년이 흘렀지만 버스의 외관자체는, 승용차에 비해,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주차장 옆 파고라에 누워 한시간여 무의식상태로 심신을 내려놓는다.

 

내변산으로 히서 온다는 것이 내소사 입구로 히서 곰소항을 지나는 길을 타게 된다.

줄포에서 고부로 연결되는 4차선은 곧고 멀리 두승산 정상은 아팔래치아 산맥인 듯 환상이 넘실댄다.

횡풍이 세다.

대배기량이면 횡풍 정도는 안정적으로 뚫어줄 줄 알았는디 그것도 아닌갑다.

온몸으로 받아내얀다.

불편헐 수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60년대 스타일인 것을...

여전히 정지와 출발의 50%는 꿀럭인다.

 

 

 

 

 

 풀과 함께허는 KAWASAKI W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