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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ico(1991. 1996 DAEWOO)

91년식 티코, 봅슬레이틱 두달간 살리는 과정

91년식 티코, 봅슬레이틱 두달간의 살리는 과정

 

그간 말끔한 외관만큼 속도 말끔하겠거니 생각했던 터다.

그만큼 티코사랑이 위중했던 탓일까, 아니면 내 티코만은 괜찮을 거라는 자기강화였을까?

가끔씩 푸석푸석 녹에 주저앉는 티코꿈을 꾸곤 힛는디 수년간 수십번도 넘게 꿨을 것이다.

티코는 나의 생활이고 꿈 또한 생활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으니 영 허무맹랑한 꿈만은 아니다.

막연하게나마 30주년쯤에나 재생해볼까 힛는디 어느날 쌍코의 블로그를 알게 되고 어차피 헐거 일찍 맽기게 된다.

그리고 며칠 후 쌍코에게서 온 첫 문자는 죄송하지만 차가 말이 아니다였다.

그간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바닥에 구녁이 뚫린 것은 물론 여그저그 접합부위에 벌레 먹듯 녹이 슬어 툭툭 치면 빵부스러기 떨어지듯 한다.

그나마 주요 프레임이나 힘을 받는 부위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암덩어리들은 도려내고 frp위주로 복원하지만 긁으면 긁을수록 무슨 유물 발굴허듯기 속속들이 감춰진 구녁과 녹이 드러난다.

 

배선 또한 지난 25년간 난마처럼 얽혀져 왔다.

사진을 보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벼라별 쓸데없는 작업이 많았을 뿐더러 그때그때 작업자마다 대충 묶어놓은 탓이다.

한마디로 판도라의 상자라 한다.

이걸 정리허고 조립허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한가닥 한가닥 뜯어내며 죈종일 확인하며 정리해야기 때문이다.

 

다시방 안쪽에 1mm이상 퇴적된 먼지도 싸악 씻어내고 에바, 시트, 바닥카페트 등도 깨깟이 소지히준다.

 

노령임에도 엔진과 미션 등은 상태가 무지 좋다한다.

조이스틱, 포세이돈을 타다가 두어달만에 봅슬레이를 타니 가히 명불허전이라,

이건 차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토바이도 아닌 것이 차라리 오토바이라고 허는 것이 맞겠다.

쌍코는 에어컨을 끄니 무슨 부스터가 가동되는 느낌이라는디 과연 적절한 표현이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수명이 상당기간 연장되었으리라.

10, 20년 후에도 봅슬레이틱과 함께하는, 오늘과 같은 일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