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엔 도서관에 가기가 꺼려진다.
물짠 호흡기를 타고난 탓으로 21~22도에 설정된 공공도서관의 에어콘 바람을 감내허기가 심들기 때문이다.
출입문 하나사이로 온도차가 무려 15도 차이가 나니 한번이면 모를까 ,
하루에 수차례 들락거리다 보면 그렇잖아도 활력이 분기탱천헌 몸도 아닌데 석 떨어지기 일쑤다.
여름에는 대안으로 그동안 청운초등학교 마당을 찾았는디...모기가 흠이다.
모기가 스텔스로 진화허는건지, 내가 둔헌건지 피 빨릴 때는 감지허지 못 허고, 쳐다보면 8할이 모기배가 선혈로 탱천헌 후다.
그럴 땐 차라리 그냥 날려 보내기라도 허면 모를까, 굳이 터뜨리는 것은 내 탓이라기 보다는 심술궂은 유전자 탓인 듯...
그러던 중 새롭게 야외서재로 낙점헌 곳이 김제폴리텍 본관 앞 벤치다.
이곳은 바닥에 벽돌이 놓여져 있고 건물사이로 바람이 소통허는 곳이기 모기빈도가 낮고,
냉온자판기에, 세면대, 헬스장은 공으로 이용헐 수 있으며,
바로 옆에 작은 둠벙까지 있어 뭇생명들이 꾸물럭거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잠시 거쳐간 벽성대 벤치에서, 이곳은 관리가 부실헌 화단에, 물빠짐도 부실하여 모기빈도가 높은 곳>
<익산서 김제 폴리텍으로 가던 중, 김제 백구면>
익산서 김제 폴리텍으로 가던 중 갑자기 먹장구름이 맹렬허게 깔리기 시작헌다.
오후 서너시까지만 해도 전혀 빛감없던 일인데... 올여름 들어 자주 볼 수 있는 게릴라성 소나기다.
이런 시커먼 구름은 이렇게 녹색 작물로 드넓은 구릉지대 언덕배기서 봐야 헌다.
<윤흥길의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와 점심거리>
모처럼 보는 ‘세로쓰기’ 책이라 적응허는데 2~3분이 걸렸다.
이날은 두 번째 장인 ‘羊’까지 나갔는데 대화체가 전혀 이질감도 꾸밈도 없이 완벽헌 언문일치다.
이를테면 ‘그 웬수녀르 것 아직도 안 뒈졌냐?’. (검색 히 보니 역시 작가의 고향이 정읍이다)
넘 이야기가 아니다. 힘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네 이웃, 할아버지, 아버지의 삶이다.
잘난 삶, 부자인생, 넘 이야기는 꺼려진다.
문학은 이래야만 헌다.
<피 하기기 위해 잠시 차로 피신 중, 라이브 여제 강지민과 함께>
그녀의 인물과 음색이 가장 돋보이는 노래, ‘그대 고운 내사랑’을 열창중이다.
<소나기 후 펼쳐진 무지개, 김제시 용지면>
<이서면 빙등제 연꽃>
전북의 서부 평야지대와 동부 산악지형이 만나는 이곳 이서면은 전형적인 구릉지대라서
둥벙 및 저수지가 군데군데 망울져 있는 곳이다.
이서면내에 있는 둠벙만으로 직접 토포그래피(topography) 한번 히 봐야지 허는 생각은 몇 년 전부터 생각일 뿐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신비로움은 능히 짐작 가능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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