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갖는 창성동 송년모임이다. 인생에도 반감기가 적용되는 것일까, 2년을 1년으로 뚝 끊어내도 전혀 아프지도, 이상하지도 않을 그런 시간의 흐름이다. 같은 사람에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같은 메뉴의 모임이니 완벽한 데칼꼬마니요, 인생의 순환이다. 창성동을 흐르는 아리랑로는 80년대풍 그대로인 가운데 소소한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구 노조미가게에는 수석집이 들어섰고 이든디자인 맞은편의 후락한 게라지는 서천으로 이사했다. 이든家도 진화중이다. 이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체 진화중인걸까, 건물에 굉이 백힌걸까... 이층의 수제비누는 퇴거중이고 1층엔 퓨전주점이 들어설 터다. 수제비누집 선반에는 귀하디귀한 천일사 전축이 얹혀 있다. 저번주까지 이든디자인 입구를 지키던 비라고 1100은 30만원에 팔려나갔고 대신 100만원 상당의 스티드 600과 1+1으로 스즈끼 글라스트래커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 스티드600은 깜냥 째를 낸 풍신이지만 고난의 행군을 앞두고 있는양 쓰로틀마저 푸석푸석하다. 그새 흑구도 1마리에서 3마리로 번식했다. 이방인의 모습에 왕성허게 짖다가도 이내 꼬리를 사방팔방 흔들어대니 종자는 존 놈들이다. 골격이 매우 준수허고 ‘앉아’와 ‘기다려’를 알아듣는다. 3층 옥상엔 개똥 천지건만 이놈들은 지뢰를 피하는 것마냥 전혀 밟지 않고 천방지축 뛰어댕기싸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방금전 나는 노조미라멘집 입구에서 질퍼덕 개똥을 두 번이나 밟았고 게다가 한번은 넘어질 뻔 했으니 저것들이 마냥 미물만도 아니다. 오늘 담화의 화룡점정은 단연코 뷔알이다. 뷔알하면 게임도구로만 알았는데 들어보니 아주 신물견이다. “7월에 쌔APT 39층에 입주혀요, 바디프랜드허고 같이 셑팅히놀라는디 작것 인자 냐앙 각시없으도 되긋그만요.” 이어 선율이 흐른다. 노조미의 짧은 즉흥연주에 탄성이 절로 나오고 타르퀸의 에룰라라에 박수가 이어진다. “형님도 한곡 허시야죠.” “하이고 저는 예술취약계층이라서요...” 괴기의 열기가 다할 즈음 이든家 안채로 옮긴다. 좁디좁은 철재난간, 해변가 민박집에서나 볼 나무문들, 큰방에 작은 방이 얹혀진 독특한 구조를 보니 본시 가정집보다는 숙박업소로 어울렸을 법하다. 베니아합판으로 짠 방문을 여니 빵이 큰, 뉘런 고양이 한 마리가 역시 거대한 눈을 희번덕이며 일행을 응시헌다. |
삼학동 노조미라멘에서 1차 집결
노조미의 새애마 로오-얄 엔필드 EFI
그시절 로오-얄 살롱 EFI가 떠오른다
창성동 이든디자인 앞픠서 2차 집결 중
로오-얄 엔필드 EFI
잠시 타본바 엔필드의 맛이 충만허다
특유의 손떨림과 방앗간 발동기소리가 매력적이다
한국말이 매우 유창한 외쿡인 간지의 일행들.
where are U from?
담날 해장차 들른 군산 본정통 일대
대야장 멸치국수의 중심은 대파간장이듯기 한일옥 무우국의 중심도 대파였다
귀하디 귀한 천일사 전축
“형님도 한곡 허시야죠.” “하이고 저는 예술취약계층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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